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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7) 무엇을 먹을 것인가? / 김동일 신부

복음생각

by 巡禮者 2014. 7. 6.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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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7) 무엇을 먹을 것인가? / 김동일 신부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요한 6,51-58)

 

 

먹고 마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린 아이를 가진 임산부가 조심하는 것이 많지만, 그중에서도 먹는 것과 마시는 것을 얼마나 가립니까. 좋은 것, 예쁜 것을 먹으려고 합니다. 그래야 아이가 건강하게 잘 자랍니다.

우리는 먹는 것으로 건강을 챙깁니다. 먹는 것에 신경을 많이 씁니다. 더 건강한 먹거리를 찾습니다. 직접 텃밭을 가꾸어 채소 정도는 재배해서 먹기도 합니다. 제가 있는 수련원에도 수련형제들이 상추를 심어서 매끼니 신선하고 건강한 상추를 먹고 있습니다. 방울토마토도 모종을 사다 심었습니다. 감자도 잘 자라고 있습니다. 오염 없이 건강하게 키워서 좋은 음식을 먹으려고 애씁니다. 먹는 것이 우리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어떤 결과를 보이는지를 잘 압니다. 여름에 몸이 허하다고 느끼면 삼계탕 한 그릇을 땀 뻘뻘 흘리며 먹고 기운을 찾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들에게 정말 좋은 것을 먹고 마시라고 주십니다. 당신 자신을 내어주십니다. 그보다 더 우리에게 필요하고 중요하고 좋은 것이 또 있을까요? 세상의 어떤 음식이 예수 그리스도를 대신할 수 있을까요? 산해진미, 보양식, 우리 인간이 만들어낸 어떤 먹거리도 예수님을 따라갈 수 없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온전히 우리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가득하기 때문입니다.

좋은 음식은 좋은 재료에서 시작한다고 합니다. 더 중요하게는 좋은 재료를 찾아 나서는 마음이겠지요. 엄마가 가족을 생각하며 좋은 재료를 찾아 시장을 돌아다니고, 거기서 찾은 좋은 재료에 엄마의 정성과 사랑을 담아 만들어낸 음식은 건강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 사랑과 정성이 몽땅 들어있는 것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건강하고 오래 살기 위해서는 음식이 단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영원한 생명을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먹고 마셔야 합니까? 건강하게 차려진 음식만으로는 안 됩니다. 이 음식들은 영원한 생명을 줄 수 없습니다. 유한한 것이니까요. 우리를 영원에로 이끌 수 있는 분은 오직 영원하신 분, 예수님뿐이십니다.

건강과 장수를 위해 우리가 얼마나 노력을 합니까? 그런데 영원한 생명을 위해서 우리는 어떤 노력을 합니까? 예수님께서 내어주신 당신의 몸과 피를 먹고 마시는 예수님 안으로 들어가고, 예수님을 우리 안으로 모시는 일에 우리는 어떻게 참여하고 있습니까? 예수님께서는 적극적으로 우리를 초대하십니다.

예수님께서 얼마나 잘 준비해 놓으셨겠습니까? 얼마나 맛나고 향기롭게 준비하셨겠습니까? 우리는 예수님께서 초대하신 그 잔치에 가서 먹고 마시기만 하면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성체와 성혈로 우리를 배불리고 취하게 하실 것입니다. 우리는 예수님의 이 사랑에 취해 살아가면 됩니다. 사랑에 취해서 사랑에 배불러서 사는 삶이 바로 영원한 삶, 행복한 삶이 아니겠습니까?

밥상 앞에서 깨작이고 있으면, 어머니들께서 자식들에게 이르십니다. "다 피가 되고 살이 되니 많이 먹어라." 영원한 피와 살이 되는 양식을 많이 먹어야 합니다. 바로 성체와 성혈입니다. 우리가 예수님을 온전히 우리 몸에 담는다면, 우리 마음에 간직한다면 우리는 하늘 나라를 살게 됩니다. 정말 좋은 것을 먹고 마셨다는 것입니다.

내가 지금 무엇을 먹고 있나 생각해 보세요. 악한 것, 몸과 마음을 파괴하는 것들을 먹고 있는 것은 아닙니까? 기쁘게 먹고 신나게 마시고 있다면 그것은 바로 예수님께서 주신 좋은 양식을 먹고 있는 것입니다. 바로 예수님을 우리 안에 담는 것입니다. 사랑을 우리 열심히 먹고 마십시다. 그리고 함께 나눠 먹읍시다.



김동일 신부는 2003년 예수회 입회, 서강대 신학대학원에서 철학 전공으로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필리핀 마닐라 LST(Loyola School of Theology)에서 신학을 공부했다. 2013년 사제품을 받았으며 현재 예수회 수련원 부수련장으로 활동 중이다.


김동일 신부 (예수회 수련원 부수련장) (gabino@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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