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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 먹은 한강’…당뇨약이 1위, 카페인보다 15배 많아

건강 의악 정보

by 巡禮者 2022. 2. 17.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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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 먹은 한강’…당뇨약이 1위, 카페인보다 15배 많아

사진출처 : 위키백과

 

 

서울 한강이 전 세계 137개 강 중에서 각종 약물 농도 43위를 차지할 정도로 많은 약물에 오염된 것으로 조사됐다. 사람들이 복용한 약물이 대소변을 통해 배설되지만 하수처리장에서도 완벽하게 걸러지지 않기 때문이다.

 

영국 요크대 등 국제연구팀은 최근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한 논문에서 서울 한강 8개 지점에서 채취한 시료에서 분석한 활성 약물 성분(API) 61종 중 23종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요크대 연구팀은 세계 각국 연구진과 공동으로 104개국 1052개 지점에서 61종의 활성 약물 성분을 분석했다. 한국의 경우 서울대 보건대학원 최경호 교수와 강하병 박사가 2018년 3월 한강 시료 채취를 맡았다.

한강 지점별로 이들 23종 약물의 농도를 합산한 ‘누적 농도’를 산출한 결과 L당 807~5700ng(나노그램, 1ng=1억분의 1g)이 검출됐다. 누적 농도가 가장 낮은 곳은 서울시 경계를 벗어난 한강 상류 지점이었고, 가장 높은 곳은 한강대교 지점이었다. 서울 성수·한남·성산·마포·행주·김포대교 아래 강물에서도 3430~5620ng/L의 약물이 검출됐다.

 

이에 따라 약물 누적 농도의 8개 지점 평균치는 4400ng/L로 논문에서 비교한 137개 강 가운데 43번째로 높았다. 4000ng/L을 초과한 강은 모두 44개였고, 47개 강은 평균 600ng/L 이하였다.


 

논문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가장 오염이 심한 곳은 파키스탄 라호르 지역으로 7만800 ng/L 농도가 관찰됐는데, 일부 지점에서는 누적 농도가 18만9000 ng/L에 이르렀다. 반면 아이슬란드 17개 지점과 베네수엘라 야노마니 마을의 3개 지점에서는 약물이 검출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소득이 낮은 국가의 경우 의약품에 대한 접근성이 낮은 편이어서 강물에서도 약물의 농도가 낮았고, 중간 소득 국가의 경우 약품을 사용하지만 하수처리율이 낮고 약물이 걸러지지 않아 강물의 약물 농도가 높았다”고 밝혔다. 하수처리가 잘 되는 선진국의 경우 약물 검출 농도가 낮은 편이라는 게 연구팀 설명이다.

 

서울의 경우는 하수도 보급률은 100%이지만 인구가 워낙 많고 약품 배출량이 많은 탓에 하수처리장에서 걸러지지 않은 성분이 강으로 흘러들어 농도가 높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강에서 가장 많이 검출된 약물은 당뇨약 성분인 ‘메트포르민’이었다. 8개 지점 평균 농도가 2281ng/L을 차지해 전체 누적 농도의 절반을 차지했다. 또 통증을 다스리고 간질 환자의 발작을 치료하는 데 사용하는 약물인 ‘가바펜틴’이 평균 922.5ng/L, 커피 등에 들어있는 카페인이 평균 156ng/L, 당뇨병 치료제인 ‘시타글립틴’이 145ng/L, 담배 니코틴 대사 산물인 ‘코티닌’이 평균 120ng/L, 통증 치료제인 ‘프레가발린’이 90.8ng/L 검출됐다.

 

전문가들은 “강물이 약물에 오염되면 물고기 같은 동물의 번식·행동에 영향을 주는 등 생태계에 악영향을 줄 수 있고, 상수원 오염을 통해 사람의 건강에도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항생제 내성균이 늘어나는 문제도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서울대 최경호 교수는 “사용하지 않는 약품을 함부로 버리지 않도록 별도의 수거 체계를 마련하는 등 약물 오염을 방지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처 : ‘약물 먹은 한강’…당뇨약이 1위, 카페인보다 15배 많아 | 중앙일보 (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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