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方言有色(방언유색)

유우머

by 巡禮者 2010. 5. 28.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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方言有色(방언유색) 


서울서 "마카 커피 주이소" … "손님, 마카 커피 없는데요"

"가~가 가~가?"

이게 무슨 말일까. 경상도에서는 통하는 말이다. "그 아이가 바로 그 아이인가?"란 뜻이다.


서울사람이 대구사람에게 물었다. "대구에는 미인이 그렇게 많다면서요?" 그러자 대구사람이 "예, 천지삐까립니더"라고 했다. 서울사람이 다시 물었다. "그게 무슨 말이에요?" 대구사람이 대답했다. "쌔비럿다 이말입니더."…


'아주 많다'는 이 경상도 사투리가 서울 사람에게는 외국어처럼 들렸을 것이다.   


YS 집권시절에 어떤 기자가 질문을 던졌다. "대통령 각하! 경상도 사투리로 '갑자기'를 어떻게 말합니까" 그러자 YS는 그 특유의 말투로 "허, 참 '각중에' 물으이 우예 말해야 할지…"라고 했다나. 경상도 사투리 버전은 이외에도 그야말로 '천지삐까리다'.


필자가 대학시절 서울에 갔을 때 실제 겪은 일이다. 친구들과 명지대 앞의 어떤 다방에 들어갔는데 종업원 아가씨가 "차를 무엇으로 할까요"라고 물었다. 나는 대수롭지 않게 '마카 커피 주이소"라고 했는데, 잠시 후 상기된 표정으로 되돌아온 아가씨가 "손님 죄송하지만, 마카 커피는 없는데요"라고 했다. '전부' '모두'의 뜻을 지닌 '마카'란 사투리를 알아듣지 못한 것이다.


서울역에 내린 경상도 시골 할머니 다섯사람이 꾀죄죄한 보따리를 하나씩 들고 택시를 탔다. 정원이 초과되었는데도 우격으로 비집고 들어와 앉은 할머니 왈(曰) "개잡으이 마 소잡아도 갑시데이"였다. 택시 기사가 기겁을 하고 내려달라고 통 사정을 했다.


'개도 잡고 소도 잡는다'는 할머니가 다섯이나 밀려들어오니 운전대를 잡을 자신이 없었던 것이다. '가까우니 비좁더라도 갑시다'란 의미를 서울 택시기사 양반이 알 턱이 없었다.


6·25전쟁 때도 사투리 때문에 슬픈 일이 있었다. 경상도 출신 중대장이 병력을 이끌고 ○○고지 전투에 참가했다. 참호 안에서 상반신을 드러낸채 사격을 하고 있는데 적진에서 맹렬한 기관총탄이 쏟아지자 중대장은 "마카 수구리~"라고 외쳤다. "전부 숙여라"는 중대장의 말을 알아듣지 못한 장병들 대부분이 전사하거나 중상을 입었다.


잠시 후 다시 일어서서 반격을 가하는데 이번에는 적의 포격이 맹렬하자 중대장은 급한 김에 "아까맨치로~"라는 명령을 다시 내렸다. 그때 "조금 전에처럼"이란 중대장의 지시를 따르지 못한 중대원들이 다시 큰 피해를 입었다는 얘기다.


그뿐이 아니다. 서울의 지하철에서 있었던 일이다. 경상도 남자 두세명이 억센 사투리로 떠들고 있었는데, 이를 지켜보던 경기도 사람들 간에 내기가 붙었다. ‘한국사람이 맞다-아니다’란 주장이 맞섰던 것이다. 그 중 한사람이 확인차 조심스럽게 물었다.


"여보세요, 지하철 안에서 너무 심하게 떠드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 경상도 남자의 퉁명스런 항변인 즉 "이 칸이 마카 니 칸이가?"였다. 그러자 한 경기도 사람이 "그것봐, 일본사람이잖아…"라고 단정을 했다. "이 (지하철) 칸이 모두 당신 칸이냐"는 뜻의 사투리를 일본말로 알아들은 것이다.


정말 거시기한 우스갯소리이다. 전라도 사람들은 '거시기'라는 말을 참 많이 쓴다. 경상도와 전라도 사투리 버전 영화로 눈길을 끌었던 '황산벌'에서 계백장군이 최후의 일전을 독려하면서 외친 말도 "거시기 해불자!"였다. ‘장렬하게 싸우다가 전장의 이슬로 사라지자’는 비장한 명령이자 다짐이었을 것이다.


광주의 어느 일간신문 기자에게 '거시기'의 의미가 무엇이냐고 물은 적이 있다. 그 기자의 대답도 참 거시기했다. 'What과 How의 사이'라나 뭐라나…. 하긴 뚜렷한 뜻이 없지만 잘만 통하는 말이 바로 이 '거시기'라는 야릇한 말이다.


"거시기가 거시기를 거시기해분께 참 거시기하드마요이~"라고 해도 전라도 사람들은 그 미묘한 뉘앙스를 다 구별해 알아 듣고 이해한다. 경상도식의 ‘가~가 가~가’나 비슷한 경우인 것이다.


전라도의 '거시기'는 남도의 음식처럼 맛깔스러우면서도 이심전심으로 통하는 마력을 지녔다. 이와 비슷한 말로 '무시기'라는 말도 있다. 경상도 일부 지방에서는 이를 '머시기'라고도 하는데, 전라도 남해안이나 섬 지방에서는 '무시기'를 많이 쓴다고 한다.


"무시기 갖고 거시기할랑가?" "난 지금 무시기해야 쓰것는디, 거시기 못허것당께." 전라도 사투리도 경상도 사투리만큼이나 참 거시기하다. 충청도와 강원도 제주도 사투리는 또 얼마나 거시기한가. 지방마다 이렇게 사투리가 없다면 대한민국이 얼마나 거시기할까. 거시기한 사투리 만세! 무시기한 사투리 만세…!       小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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