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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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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巡禮者 2012. 11. 30.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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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장**       백 산

 

겨울 문턱에 들어서자

집집마다 김장 담그기에 바쁘게 돌아간다 

나는 몸이 불편한 할멈을 도와 김장 담그는 일에 혼신의 힘과 열정을 쏟아 붇고

밤이면 세상 모르고 곯아 떨어져 잠들곤 한다

 

김장철엔 딸이나, 며느리가 김장 담그는 일을 도맡아 해야 하는데

딸은 미국에, 며느리는 직장에 매여 꼼짝 달싹 못 하는

 백 년 손님 노릇하는 귀하신 몸들이다

아이고! 내 팔짜야! 

 

지팡이 들고 다니는 할멈을 도와

첫날은 배추 간 하기, 

둘째 날은 맑은 물로 씻기,

셋째 날은 담근 김치를 포장하여 택배로 부친다

 

금 년은 유난히 김장 담그는 일이 많아졌다

지난 주간은 서울 처남댁에서 김장을 담갔고

이번 주간은 교회와 성도의 김장을 돕고

다음 주간은 우리 집과 성도의 김장을 담가야 한다

 

늙은 내외가 사는 우리 집은  김장용 배추 150 포기를 담근다

왜? 이렇게 많이 담그냐고 물을 터이지만

두 아들과 손 맛이 좋다는 소문에 집집에서 손을 내밀어

절반은 선물용으로 드리기 때문이다  

뼈 빠지게 일한 놈은 누군데 거져 얻어 먹는 놈은 누군가?

아이고 두야!

 

저녁 간식을 들려고 냉장고를 열어 보니

빠나나, 귤, 사과, 감,큐, 떡, 빵, 고구마,과자,

 우유, 사이다, 인삼 쥬스, 등 가득히 있어

언제 이렇게 많이 구해 놓았느냐고! 할멈에게 물었더니

할멈 왈, 교회 누구 누구가 당신 몸 생각해서 선물로 가져 왔다고 한다

뭣이? 나를 위해서 사 왔다고?

아이고 고마워라!

 

 


세상은 사랑이 돌고 돌아 원점으로 돌아가는 것을 내가 몰랐고

김장 김치를 나눠 주고 어떤 놈은 거져 얻어 먹느냐고 욕한

 내가 옹졸하고 치졸하여 부끄럽기 짝이 없다

날마다 열방을 위해 기도 하면서 음식은 혼자 쳐 먹겠다는

 욕심쟁이를 어찌 하오리까?

언행 불일치로 행동이 따르지 않는

크리스쳔의 이중적 삶의 자세를 어떻게 바로 잡아야 할까요? 

 

동요에

 

여름은 눈이 없다

여름은 눈이 없기 때문에

여름이다

 

쥐는 얄밉다

남의 음식을 도적질 하고

쥐약 먹고 죽는다

 

어린이는 본 대로 느낀대로 말한다

어른처럼 꾸미고 과장하고 포장하지 않는다고 한다

 

크리스쳔은 어린이처럼 본대로 말해야 한다

천국은 어린이의 것이라는 주의 말씀이 가슴에 와 닿는다   
맘 같아서는 김치를 천 폭을 담가 가난한 이웃에게

나눠 주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싶은 저녁이다  

언젠가는 김장 천 폭을 담글 날이 있겠지.....


 

 





 

 오늘의 명언


 

일하지 않아도 살아갈 수 있다하여

일하지 않는 것은 죄악이다.

 


 -톨스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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