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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대표 식물은 소나무 아닌 부싯깃고사리

생태계 자연

by 巡禮者 2021. 12. 9.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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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대표 식물은 소나무 아닌 부싯깃고사리

 

 

[애니멀피플]
동아시아 공통종 34개..우리나라 주도 동북아 6개국 1만3천여 종 표준 식물목록 작성

              동아시아 공통종인 부싯깃고사리. 잎이 마르면 돌돌 말려 은백색 뒷면이 드러난다. 국립수목원 제공.

 

남한산성의 돌 틈에는 독특한 이름과 모습의 고사리가 자란다. 봉의꼬리 과에 속하는 부싯깃고사리가 그것이다. 포자가 달린 잎 뒷면은 은백색인데 마르면 돌돌 말려 눈에 잘 띈다. 부싯돌을 쳐 불을 일으킬 때 맞춤한 부싯깃이어서 그런 이름이 붙었을 것이다.

 

부싯깃고사리는 남한산성뿐 아니라 우리나라 전역 나아가 몽골부터 대만까지 동아시아 어디서나 볼 수 있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동아시아에서만 산다. 소나무가 한반도가 분포의 중심이고 일본, 중국과 러시아 일부 지역에 분포하는데 비춰 부싯깃고사리는 소나무보다 동아시아를 지역적으로 더 잘 대표한다.

 

부싯깃고사리는 동아시아 전역에 분포하지만(왼쪽) 소나무는 우리나라를 중심으로 일본과 중국·러시아 일부 지역에 자생한다. 국립수목원 제공.

 

대극과의 일년생 풀인 여우주머니도 동아시아를 대표할 만하다. 따뜻한 곳을 좋아하는 식물로 전국의 들판과 무덤가 등의 풀밭에서 볼 수 있는데 줄기 아래 줄줄이 달린 주머니 모양의 열매가 앙증맞다.

동아시아 6개국(한국, 일본, 중국 동북 3성과 내몽골, 몽골, 러시아 연해주, 대만)에 공통으로 분포하는 식물은 모두 34종인 것으로 밝혀졌다. 여기에는 부싯깃고사리와 여우주머니를 비롯해 수련, 물매화, 오이풀, 둥굴레, 부들 등이 포함된다.

 

                  동아시아 대표종의 하나인 여우주머니. 들판과 무덤가 풀밭에 분포한다. 국립수목원 제공.

 

국립수목원은 9일 지난 8년 동안 동아시아 6개국 12개 연구기관과 함께 이 지역에 분포하는 식물 이름 약 7만개를 대상으로 같은 종을 서로 다른 이름으로 부르는 등의 착오를 고친 결과 정명 1만3089개로 정리했다고 밝혔다. 국립수목원은 이 목록을 기준으로 동아시아 지역에만 분포하는 특산식물 100여 종을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 지역 차원의 멸종위기종으로 등재를 추진할 예정이다.

 

이번 조사에서 식물의 종 다양성이 가장 풍부한 곳은 일본과 대만으로 각각 5008종과 4742종이 분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2885종으로 몽골 2860종, 러시아 연해주 2457종과 비슷했다. 중국 동북 3성에서는 1462종이 확인됐다. 

               북반구에 널리 분포하는 습지식물인 물매화의 꽃. 동아시아 공통종에는 물가나 물속 식물이 많다.
                                                         현진오, 국립생물자원관 제공.

 

일본과 대만에 종 다양성이 높은 까닭은 열대와 아열대 지역을 포함할 뿐 아니라 고산지대에는 추운 지역 식물도 분포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동아시아 공통종 가운데는 북반구 추운 지역에 널리 분포하는 석송, 애기사철난, 홀꽃노루발 등 고산식물이 포함돼 있다.

 

연구에 참여한 길희영 국립수목원 박사는 “아열대에 속한 대만에 북방계 식물이 분포하는 이유는 빙하기 때 남하한 북방계 식물이 해발고도가 4000m에 가까운 고산지대를 피난처로 삼아 살아남았기 때문”이라며 “대만은 면적 대비 식물 다양성이 동아시아에서 가장 높다”고 말했다.

                       동아시아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백합과의 둥굴레. 북반구에 널리 분포하는 식물이다.
                                                      현진오, 국립생물자원관 제공.

 

동물에 국경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식물도 국경을 넘나들어 분포한다. 이번 조사에서 동아시아에 모두 분포하는 종은 34종이었으며 일본과 대만은 공통종이 924종으로 가장 많았고 한국과 일본이 436종으로 그다음이었다.

 

또 식물 분류군별로는 국화과 식물이 1106종으로 가장 다양했고 이어 볏과 729종, 콩과 698종, 사초과 655종, 난과 517종 순으로 나타났다.

 

국립수목원은 동아시아의 표준 식물목록을 생물다양성 데이터를 무료로 공개하는 국제 정보기구(GBIF)에 올리는 한편 수목원 누리집에 공개할 예정이다. 장계선 국립수목원 디엠지 산림생물자원보전과 연구관은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국가 간 합의를 통해 발표되는 식물의 기준목록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출처 : 한겨레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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