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못난 저는 먼저 떠나렵니다

영상글

by 巡禮者 2013. 5. 3. 22:08

본문

 

 

 

못난 저는 먼저 떠나렵니다



사랑했던 우리 남편

다시 일어나서 멋진 사업가가 되길 바랄뿐...

 아이를 잃고 힘들어 하던 우리 남편

얼마나 괴로웠을까? 

그리고 얼마나 고통스러웠으면

술의 힘을 빌려 살았을까

 처음엔 이해하지 못했던 당신 마음

이젠 충분히 이해합니다.

 제가 떠나는 날엔

슬픔도 함께 날려 보냈으면 합니다.


 

안녕히 계세요... 수빈 아빠...

못난 저는 먼저 떠나렵니다.

행복하게 사세요.

 저는 39의 사랑받지 못하는 주부입니다.

매일매일 남편은 술에 취해 집에 들어와

저를 짓밟고 때리고

심지어는 부엌에 있는 칼로 협박을 합니다.

 “당신처럼 아이를 잃어버리는 여자는 죽어도 싸”

벌써 이 말만 수백번 째입니다.

 저는 서른아홉의 주부입니다.

저에겐 3 년 전,

수빈이라는 어린 아들이 있었습니다.

 자상한 남편과 단란한 가정,

그야말로 꿈같은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하늘이 무너지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2001년 4월 23일

아직까지 날짜조차 잊을 수가 없는 그날.

저는 아이의 생일을 맞이해

선물을 사기위해 시장에 나가게 되었습니다.

 홀로 집을 보게 된 아이에게

밖에 절대 나가지 말라고 신신당부하고서...

 케이크와 곰인형을 사들고 왔는데,

아니가 보이지 않는 겁니다.

 온 동네를 돌아다니고 울먹이며

미친 사람처럼 아이를 찾으려고 애를 썼지만,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남편과 시댁식구, 친정식구

모두에게 비상이 걸렸습니다.

 경찰에 의뢰를 하고

몇 천장의 전단지를 거리마다 부착했습니다.

 장난전화만 간간히 걸려오기를 10일째에

문제의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낯선 50대 남성의 목소리였습니다.

현찰 5천만원을 약속장소로 가져 오면

아이를 살려 주겠다는 것입니다.

 원하는 돈을 들고 갔지만

아이는 돌아오지 않고,

다시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5천만원을 더 추가해서 보내달라고 합니다.

 아이의 목소리를

한번만 더 듣게 해달라고 사정하며

울부짖었지만, 그는 말했습니다.

 “아이는 잘 있다.

그러니 걱정 말고 돈이나 가져오라 ”

 느낌이 안 좋았습니다.

 약속장소에 나타난 남자를

잠복하고 있는 경찰아저씨들이 총을 겨누어

체포했습니다.

 저는 유괴범을 붙잡고 우리 아이가 어디 있냐고

물었습니다.

 “사모님 죄송합니다...”

 유괴범이 알려준

곰팡이 냄새나는 지하실로 갔습니다.

 거기엔 손과 발, 입에 청색 테이프가 발라진 채,

아랫배 밑에 일곱 개 정도의 칼자국이 있는...

우리아이가 누워있었습니다.

 정말 죽은 것인가

 흔들어도 보고, 가슴에 귀를 대어 봤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었습니다.

 세상에 태어나서 5번째 생일이었던 날에

어이없게도 납치를 당해야만 했던

우리 아이 수빈이...

 지금 살아 있다면

개구쟁이 초등학생이 되었을 텐데..

커서 어떤 사람이 되고 싶냐 물으면

 아이는 항상

경찰아저씨가 되고 싶다고 말했었습니다.

 경찰아저씨가 너무나 멋있다고 했던...

우리 수빈이

 
 

아이를 잃고 난후 남편은 난폭해졌고,

저는 매일 남편의 구타와 폭언으로 시달리다

정신과 치료를 받았습니다.

 남편은 운영하던 공장도 부도내고

어느 날인가부터

집으로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서울역에서

남편을 발견했습니다.

 닮은 사람인가 싶었는데,

가까이 다가가 확인해보니

남편이 맞았습니다.

 노숙자가 된 남편

신문지를 깔고 찢어진 이불을 덮고

얼굴만 내민 채 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그냥 지나칠까 하다가 지갑에서 5만원을 꺼내

그가 덮은 이불속에 집어넣고 나왔습니다.

 이러다가

추운 겨울 날씨에 우리 남편 얼어 죽는 걸까..

술중독자로 지내는 건가

이런저런 걱정으로 가슴이 아픕니다.

 저는 지금 시한부 인생입니다.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 위암말기 입니다.

 저는 이 병이 나에게 최고로

아름다운 선물이라 생각 합니다.

 죽을 병 이라도 걸려야

아이를 잃어버린 저의 죄책감을

용서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제가 죽어서

아이를 만날 수 있는 날이 온다면,

 그 아이에게

무릎을 꿇고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보고 싶지만

너무나 보고 싶지만,

아이가 그 말을 받아 줄 것 같지가 않습니다.

 어떤 말도 할 자격이 없는 저는

그저 미안하다는 말로

아이에 대한 마음을 대신하려 합니다.

 39세 나의 인생,

여기까지 밖에 안됩니다.

 지금까지 저는 아이를 잃은 아픔 때문에

슬퍼하고 힘들었습니다.

 죽고 나서

남편이 노숙자가 된 것을 본다면...

저는 밀려오는 슬픔에 눈물을 흘려

그 비를 남편에게

뿌려 줄지도 모릅니다.

 사랑했던 우리 남편

다시 일어나서 멋진 사업가가 되길 바랄 뿐...

 아이를 잃고 힘들어 하던 우리 남편

얼마나 괴로웠을까...

 그리고 얼마나 고통스뤄웠으면

술의 힘을 빌려 살았을까...

 처음엔 이해하지 못했던 당신마음,

이젠 충분히 이해합니다.

 제가 떠나가는 날엔

슬픔도 함께 날려 보냈으면 합니다.

 안녕히 계세요... 수빈 아빠...

못난 저는 먼저 떠나렵니다...

행복하게 사세요...

 ------------------------------

 
 

지금은 고인이 되신 된

경기도 안양시 박달동에 사시던

고장순례님의 사연입니다.

 죽으면 흙으로 돌아갈 인생인데,

그러한 인생을 좀더 의미있게,

소중하게 보내야 하는데,

아픔으로,,,

슬픔으로,,,

고뇌의 시간으로 보내야 하는지...?

 어느 저녁 날 문득

카페편지함에 남아있는

안읽은 편지를 보내는데,

위의 글을 읽으니 마음이 너무나 아프더군요.

 한사람의 실수가 많은 사람들을

아픔의 구덩이로 빠뜨리는 슬픈 사연을 읽으니

너무나 마음이 아프더군요.

 사실 매일 서울역 앞에서 노숙했었던 사람들을

지금은 쪽방촌 생활을 하고 있어 자주 만나곤 하는데,

이러한 사연들이 있지 않을까 생각하니

더더욱 슬퍼지는 생각만 만들어지네요.

 한번 주어진 삶,

자기만이 아닌 공동으로 만들어가야 할

행복한 나라, 복지나라가 되어

사람사는 세상이 되어야 하는데,

이러한 사연을 읽으니 슬픈 눈물만 내리네요.

 다시는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주어진 업무에 열심히 활동하여

세상을 밝혀줄 작은 불꽃으로 살아가고 싶네요.

 피플^^*



.

'영상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삶은 신선해야 한다.  (0) 2013.05.04
인간은 누구나 실수를 통해서 배운다  (0) 2013.05.03
뇌동맥류 두통·구토·뒷목 뻑뻑함…  (0) 2013.05.02
기억의 자리  (0) 2013.05.02
능소화  (0) 2013.05.02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