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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내게 준 말 /이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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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巡禮者 2012. 1. 24.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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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내게 준 말 / 이 해인

넌 왜 내가 떠난 후에야 인사를 하는 거니?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왜 제때엔 못하고

 

한 발 늦게야 표현을 하는 거니? 오늘도 이끼 낀 돌층계에 앉아

 

생각에 잠긴 너를 나는 보았단다 봉숭아 꽃나무에 물을 주는 너를

 

내가 잘 익혀놓은 동백 열매를 만지작거리며

 

기뻐하는 너를 지켜보았단다


언제라도 시를 쓰고 싶을 땐나를 부르렴 어느 계절에나 나는 네게 달려갈준비가 되어 있단다

 

나의 걸음은 네게로 달려가는내 마음보다도 빠르단다 사랑하고 싶을 땐나를 부르렴 나는 누구의 마음도 다치지 않으면서

 

심부름 잘하는 지혜를 지녔단다

 

세월이 가도 늙지 않는젊음을 지녔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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