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집 단골 손님
빵을 좋아해서
즐겨 찾는 빵집이 있는데
그 빵집은
언제나 시식 코너에 빵들이 가득하다
얼마전 나는 단골 빵 가게를 찾았었다.
무척이나 추운 겨울 날씨 때문에
손을 호호 비비며
빵을 즐거운 마음으로 고르고 있었다.
잠시 후
빵집 문의 종소리가 딸랑거리며
손님이 들어왔다.
그런데 손님으로 보이기 보다는
구걸하러 들어온 걸인으로 보이는
모자가 들어온 것이다.
나는 이상하다 싶어
조금 멀리서 그들을 바라보았다.
그 모자는
추운 날씨를 견디어 내기는
너무도 얇은 옷 차림 이었다.
모자는 주인에게 걸어가지 않고
마치 빵을 사러 온 손님처럼
가게에 진열된 빵을
한바퀴 휘 둘러 보는 것이다.
그리고
그 어머니는 시식 코너에 있는 빵을
한주먹 쥐어서
아들의 입에 넣어 주고는
자신도 한주먹 쥐더니
당신의 입으로 집어 넣는 것이다.
입이 빵으로 가득 채워졌을 때
어머니는 다시 아들의 손을 잡고
한바퀴를 휘 도는 것이다.
어찌나 그 모습이 여유가 있던지...
아들에게 "우리 어떤 빵 살까?"라고
묻기 까지 하였다.
내가 보기엔
정말 돈이 한푼도 없어 보였는데...
한바퀴를 또 돌고,
어머니는 주인의 눈치를 살찍 보더니
다시 시식 코너로 왔다.
이러기를 서너차례...
모자는 배을 든든히 채워졌는지
"오늘은 먹고 싶은 빵이 없네"라며
유유히 아들의 손을 잡고
빵가게 종소리를 울리며 사라지는 것이다.
나는 조심스레
주인의 얼굴을 바라 보았다.
나의 의아해함을 눈치챘는지
주인도 나를 쳐다 보았다.
그리고 나에게 얘기를 건낸다.
"매일 찾아오시는 우리 집 단골 손님이세요"라며
미소를 머금는다.
- 옮겨온 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