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헬렌 켈러는 시각과 청각의 중증 장애를 극복한 인간 승리의 대명사로 널리 알려진 사람입니다. 그녀는 보고 들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장애를 통해 깨닫게 됩니다. 그녀는 모든 감각 중에서도 시각이야말로 가장 큰 축복이라고 말합니다. 훌륭한 문필가이기도 한 그녀는 『사흘만 볼 수 있다면』이라는 자서전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얼마 전, 친한 친구를 만났는데 그 친구는 마침 숲 속을 오랫동안 산책하고 돌아온 참이었습니다. 나는 무엇을 보았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그 친구는 ‘별것 없어.’ 하고 말하는 것입니다. 어떻게 오랫동안 숲 속을 거닐면서도 눈에 띄는 것을 하나도 보지 못할 수가 있을까요?” 헬렌 켈러는 단 사흘만이라도 앞을 볼 수 있다면 그 시간을 셋으로 나누어 이런 것들을 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첫째 날에는 친절과 겸손과 우정으로 내 삶을 가치 있게 해 준 사람을 보고 싶습니다. 오후에는 오래도록 숲을 산책하며 자연의 아름다움에 흠뻑 취하렵니다. 저녁이 되어 찬란하고 아름다운 저녁노을까지 볼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지요. 그날 밤 나는 하루 동안의 기억들로 머릿속이 가득 차서 도무지 잠을 이룰 수가 없을 것입니다. …….” 가진 것을 잃고 나서야 그것의 소중함을 알고, 병에 걸린 다음에야 건강의 중요함을 깨닫는 법입니다.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큰 축복인지를 시각 장애인만큼 느끼는 사람이 있을까요? 눈먼 거지는 얼마나 세상을 보고 싶어 했을까요? 예수님께서는 눈먼 거지의 눈을 뜨게 해 주십니다. 그 소경은 다른 사람에게 온전히 의지해야 살 수 있는 무능하고 불쌍한 사람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의 처지를 딱하게 여기시어 그를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도록 고쳐 주신 것입니다. 눈이 멀쩡한 우리는 하느님에게서 받은 축복에 대해 얼마나 감사드리며 살고 있는지요? 그리고 눈먼 이들의 고통이 얼마나 큰 것인지를 과연 어느 정도 헤아리고 있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