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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진학의 가장 빠른 길 ‘우선선발’

통계(統計) 자료

by 巡禮者 2013. 4. 19.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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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진학의 가장 빠른 길 ‘우선선발’

 

 

자사고형 인재의 시대 … 외고형 인재 외면
기숙사 기반 심화프로그램 가진 학교 유리

2014 서울대 우선선발 확대일로

[베리타스알파 = 이우희 기자] 2014학년 서울대 입시에서 서류만으로 최종합격 처리하는 이른바 ‘우선선발’ 인원은 역대 최고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대는 수시 일반전형 1단계 합격자 가운데 일부를 우선선발로 분류해 나머지 전형을 치르지 않고 최종합격 처리하는 ‘특혜’를 베푼다. 서울대가 우선선발 인원을 미리 명시하진 않지만 수시 전형 모집인원이 늘면서 자연히 우선선발 규모도 늘 것이라고 보는 게 일반적 전망이다. 수시선발인원이 약 80%에 달해 사상 최대였던 지난해 서울대 수시에서 ‘우선선발’ 인원 역시 역대 최고를 기록한 것으로 분석된다. 2013학년 서울대 모집인원은 총 3124명. 수시에서 2495명 정시에서 629명을 선발했다. 수시모집인원 가운데 일반전형은 1743명(예체능 261명 포함), 지역균형선발은 752명이었다. 2012학년 수시 일반전형(당시 특기자전형) 1089명에 비해 대폭 늘어난 수치였다. 따라서 서울대가 올해 수시선발인원을 정원의 83% 수준으로 확대한 만큼 우선선발도 확대일로에 들어섰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

확대 폭은 자연계열에서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대 수시 일반전형 계열별 모집인원은 2012학년 자연 717명 인문 372명에서 2013학년 자연 954명 인문 528명으로 수시인원이 늘어날 수록 자연계열이 훨씬 늘어나는 특성을 갖는다. 이같은 구조는 우선선발 규모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자연계열 최상위 인재들의 요람인 과학영재학교의 우선선발 합격자 수는 모두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하나고의 경우 수시 일반전형 우선선발 합격자 11명 가운데 10명이 자연계열이었다. 안산동산고의 경우 우선선발 합격자 5명 가운데 4명이 자연계열이었다.

아직 2013학년 우선선발 인원수를 정확히 알 수 없는 상황. 다만 2012학년 수시 특기자전형(현 일반전형) 우선선발 인원수를 통해 대강의 윤곽을 짐작해볼 순 있다. 서울시내 진학교사들의 모임인 서진협(서울진학지도협의회)의 자료에 따르면 2012학년 수시 특기자전형 인문계열 모집인원 372명 가운데 우선선발 합격자는 40명으로 10.8%였다. 자연계열은 모집인원 717명 가운데 129명이 우선선발로 합격해 11.8%를 차지했다. 자연계열 우선선발 인원이 인문계열의 세 배를 넘어선다. 우선선발 인원 수는 2008학년 15명, 2009학년 27명, 2010학년 59명, 2011학년 74명으로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였다.

2013 서울대 우선선발 톱10

지난해 서울대 우선선발 인원을 가장 많이 배출한 학교는 서울과고로 수시합격자 81명 가운데 23명이 우선선발됐다. 이어 경기과고(20명) 하나고(11명) 한국영재(10명) 민사고(8명) 안산동산고(5명) 대원외고 용인외고 포철고 한일고(이상 4명) 순이었다. 2명 이상 우선선발 합격한 학교는 공주사대부고 한영고(이상 3명) 과천외고 논산대건고 대일외고 해운대고 현대청운고(이상 2명) 등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졸업생 수 대비 우선선발배출비율을 따져보면 서울대가 가장 원하는 학교 시스템을 운영하는 곳이 어딘지 좀더 선명하게 볼 수 있다. ‘우선선발비율’ 1~3위는 모두 과학영재학교였다. 서울과고는 졸업생의 20%에 육박하는 학생들이 서울대에 우선선발로 붙었고, 경기과고(16.4%) 한국영재(6.5%)도 높은 비율을 보였다. 올해 실적으로 서울대 수시 맞춤형 교육으로 주목받는 하나고(5.5%)와 민사고(5.1%)가 나란히 4, 5위를 차지했다. 4명의 우선선발을 배출했지만 정원이 150여 명에 불과한 한일고는 6위(2.6%)에 올랐고, 공주사대부고(1.5%) 현대청운고(1.2%) 용인외고(1.1%)가 뒤를 이었다.

과학영재학교를 제외하고 자사고의 경쟁력이 돋보였고 자율학교는 생각보다 부진했다. 주목할만한 점은 정원대비 우선선발비율 1%를 넘긴 학교 가운데 외고는 용인외고(1.1%)뿐이라는 사실이다. 게다가 올해 용인외고 졸업생은 외고로 들어온 마지막 세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톱10에는 사실상 외고가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숙사 없이 사교육의 지원을 통해 수능 및 외부 스펙에 치중하는 ‘외고형’ 교육방식이 적어도 서울대로부터 외면을 받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나머지 학교는 모두 우선선발 비중이 졸업생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서울대가 과학영재학교 학생들에게 우선선발을 ‘남발’하는 이유는 자연계열 최상위권 인재를 끌어오기 위한 구애로 볼 수 있다. 과학영재학교는 이공계열 최상위권 인재들로 서울대조차 전국 의·치대, KAIST와 쟁탈전을 벌여야 하는 입장. 우선선발에는 ‘당근’으로 영재학교 학생들을 선점하려는 서울대의 의지가 담겨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같은 서울대의 당근책에도 불구하고 매년 서울과고 출신 서울대 합격생의 20명 정도가 의대로 빠져나간다. 연구에 전념할 뜻을 가진 과학영재들도 상당수가 서울대 우선선발을 뿌리치고 KAIST나 포스텍 등 이공계 특성화대학으로 빠져나간다. 결과적으로 영재학교 학생들의 우선선발을 자사고나 외고, 국제고, 일반고의 인문계 학생들의 우선선발과 수평적으로 비교하기는 힘들다는 의미다. 자연계열의 수급불균형과 의치한의대의 과학영재 빼가기, 선발인원의 확대 등으로 2014학년 입시에서도 서울대는 영재학교 학생들을 대거 우선선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반고도 노력하면 승산 있어

일반고 가운데 우선선발 2명을 배출한 논산대건고와 한영고는 모두 교내 프로그램의 다양성과 질적 수준 면에서 자사고 못지 않았다. 논산대건고는 인성을 앞세운 전인교육을 추구하면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기숙사학교인데다 도심과 멀어 사교육은 불가능하다. 대신 졸업논문제를 시행하고 250여 개에 달하는 다양한 학습·심화연구·봉사·스포츠 동아리를 활성화하는 등 공교육 경쟁력 향상에 주력한다. 논산대건고의 인성교육 브랜드 ‘PESS 프로그램’은 예절교육과 체험활동, 봉사활동 등으로 구성돼 다른 학교 학생들이 연수를 올 정도로 이름이 났다. 이같은 학교 경쟁력에 힘입어 2013학년 논산대건고는 서울대 수시1차 합격자 15명(최종 7명 수시합격)을 냈고, 이 가운데 2 명은 우선선발이었다.

서울 강동구의 한영고는 인근에서 전략적인 방과후학교 운영으로 유명하다. 연간 강좌수만 600여 개에 달한다. 방학 때도 방과후 강좌를 개설해 우수한 학생일수록 3년 동안 방학도 없이 학교에 ‘사는’ 경우가 많다. 동아리의 수준도 뛰어나 활동중인 95개 동아리 가운데 25개 동아리가 교내외에서 우수동아리로 인정받았다. 시사경제반(S.E.P)의 경우 전국 동아리경연에서 교과부장관상(1위)을 차지해 주요 일간지에도 수 차례 소개됐다. 한영고는 평준화 일반고임에도 서울대 우선선발 2명을 포함해 수시로만 8명을 합격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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