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마을에 유명한 철학자 부부가 이사를 왔다.
검소한 철학자는 버려진 나무를 주워 손수 집을 지었다.
그가 집 짓는 모습을 호기심 어린 눈으로 지켜보던 마을
사람들은 수군거렸다.
“지혜로운 철학자라는군.”
“철학자라고 다 지혜로운 건 아니지.”
마을 사람들은 그가 정말 좋은 사람인지 나쁜 사람인지 알 수
없었기에 마음을 열고 다가가지 못했다.
바람이 몹시 부는 어느 날이었다.
집을 짓는 솜씨가 형편없었던지 철학자의 집은 거센
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무너져 버렸다.
놀란 이웃들이 달려들어 무너진 짚더미를 파헤쳤고,
얼마 뒤에 철학자의 부인을 겨우 찾아냈다.
그녀는 다급하게 소리쳤다.
“나는 내버려 두고, 먼저 남편을 구해 주세요.
저 근방에 앉아 있었어요.”
이웃들은 그녀가 가리킨 부근의 잔해를 걷어 내기 시작했다.
얼마 안 가 정말 철학자가 보였다.
그러자 철학자가 간곡하게 부탁했다.
“나는 괜찮으니 내 아내를 먼저 구해 주시오.
저쪽에서 일하고 있었소.”
이야기를 마친 스승은 제자에게 이제 답을 알겠느냐고 물었다.
제자는 대답했다.
“예, 누구든 이들 부부처럼 상대를 먼저 생각한다면,
세상은 더 좋은 곳으로 변할 수밖에 없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