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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망 거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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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巡禮者 2015. 8. 23.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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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망 거두기  
 
 
 
허영만 화백의 만화 <식객>에는
강화도에 사는 함민복 시인의 이야기가 나온다.
 
어느 날 함 시인의 소설가 친구가 서울에서 찾아왔다.
두 사람은 고기를 잡기 위해
마을 어부들과 함께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서 그물을 던지고 돌아왔다.
 
한참 뒤 다시 그물을 거두러 갈 채비를 하는데
어부들이 이러는 것이다.

자, 우리 이제 실망 거두러 가자.
시인은 속으로 생각했다.
 
실망? 어망의 한 종류인가?'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어부들이 바다에 나가 고생해서 그물을 쳤으니
그물을 거두러 갈 때에는
그물 가득' 고기가 잡혔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항상 기대에 못 미친다.
그물을 거둘 때 기대와 달리 고기가 하나도 없다면
어부들은 실망하기 마련이다.
 
어부들이 거두고자 한 '실망'은 바로 그것이다.
기대하면 실망할지도 모르니까
아예 처음부터 텅 빈 그물인 실망을 거둔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괜히 부푼 기대를 했다가 마음이 상하게 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려는 어부들의 지혜였다.

어부들이 왜 실망을 거두러 가는 것일까?
오랫동안 바다에서 그물을 던지며 살아왔지만
바닷속 상황을 훤히 다 들여다보지는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들은 그저 고기가 많을 것이라 짐작한 곳에 그물을 쳤을 뿐이고,
실제 고기가 있는지 없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결과는 알지 못하지만 그물을 던지고,
거두는 것이 없어도 실망하지 말고 또 던지자는
그들의 도전정신을 볼 수 있다.
 
우리의 삶도 강화도 어부와 마찬가지다.
최선을 다해 노력하되,
결과에 대해서는 욕심을 비우는 어부들의 지혜가 필요하다.
 
월간 《행복한동행》에서 
 
 
 
   
 
 
* 기대가 클수록 실망도 크기 쉽습니다.
기대한 만큼 되지 않을 때 스스로 낙심하고,
소중한 사람과의 관계가 흔들리게 됩니다.
기대를 품되 그 기대가 채워지는 것에
목표를 두지 말고, 채워가는 과정에
행복을 느끼는 것이 중요합니다.
함께 채워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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