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마을에 부지런히 땀을 흘리며 버려진 땅을 일구는 할아버지가 있었다. 돌멩이 투성이인 땅에서 부지런히 흙을 고르고 씨앗을 뿌린 할아버지는 일년 내내 정성껏 농사일을 돌보았다. 그리고 가을이 되면 풍성한 수확을 거두어 한해의 피곤한 땀을 씻어 주었다. 하지만 그렇게 거둬들인 곡식을 할아버지는 창고에 결코 쌓아 두는 일이 없었다. 그는 사람들이 깊이 잠든 밤이 되면 자신이 수확한 곡식들을 짊어지고 마을의 가난한 집들을 찾아갔다. 그리고 가만히 곡식자루를 놓아두고 돌아왔다. 평생 착한 일만 한 할아버지에게도 시간은 어김없이 흘렀다. 점점 저 세상으로 갈 날이 가까워 오자 새삼 할아버지는 쓸쓸함을 느꼈다. 가족 없이 살아온 할아버지는 장례조차 치러줄 사람이 없었던 것이다. 그런 할아버지를 본 마을 사람들이 하루는 할아버지를 찾아왔다. “어르신, 요즘 왜 그렇게 쓸쓸해 보이세요? 혹시 아프신 곳은 없으세요?” 마을 사람들의 따뜻한 걱정에 할아버지는 잔잔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마을 사람들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할아버지에게 찾아온 용건을 얘기했다. “어르신, 저희들끼리 상의를 했습니다. 말씀드리기 뭐하지만 어르신께서 세상을 떠나시면 어르신의 높은 뜻을 기리는 공덕비를 세우기로 했습니다. 저희도 어르신이 그동안 저희들 모르게 힘든 이웃을 도우셨던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다네. 내가 무슨 일을 했다고 비석까지 세운단 말인가.” 그리고 멀리 보이는 느티나무 한 그루를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비석은 필요 없네. 다만 내가 죽거든 여름에 밭에서 땀 흘릴 때 땀을 식혀 준 바람과 넉넉한 그늘을 주었던 저 느티나무 아래 나를 묻어 주겠나? 저 나무의 일 년 거름으로 나무의 은혜를 갚는 것으로 족하네.” 좋은 생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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