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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감동 우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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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巡禮者 2012. 10. 19.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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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감동 우산 이야기

 

▶ 고등학교 1학년 때다. 아침엔 맑았는데 오후에 갑자기 비가 쏟아졌다.

병환 중이던 아버지는 불편한 몸을 이끌고 우산을 들고 학교로 찾아오셨다.

정문 앞에 삐뚜름하게 서 계신 아버지를 발견하고 눈물인지 빗물인지 앞을 가려

한동안 움직일 수 없었다. 그날 아버지와 아들은 우산 하나를 나눠 쓰고

겨드랑이에 서로 체온을 느끼며 집에 왔다. 아버지는 그해 돌아가셨다.

아버지를 떠올릴 때마다 검정 우산이 생각난다.

 

▶중국 관리들은 자리가 높고 낮음을 떠나 다른 사람이 받쳐주는 우산을 쓴다.

시찰할 때, 연설할 때 곁에는 으레 우산 든 사람이 있다.

심지어 어린이 행사 때 어린이에게 우산을 들게 해 지청구를 듣는다.

중국인에겐 미국·러시아 대통령이 부인에게 우산을 받쳐주는 모습,

영국 여왕이 스스로 우산 든 모습이 신기하고 부럽다.

몇 해 전 원자바오 총리가 수해 현장 진흙탕에서 손수 우산을 든 사진이

그들을 감동시켰다.

 

▶10년 전 서울에서 근무한 험프리 영국 대사는 초저녁 정동길을 산책하다

소나기를 만났을 때 말없이 우산을 건네준 젊은 남녀를 잊지 못한다.

관저에서 불과 10분 거리였지만 우산도 없고 비 피할 데도 없었다.

젊은 커플은 각기 우산을 갖고 있었고 그중 하나를 선뜻 내주고 사라졌다.

올여름까지 재직한 충북 음성경찰서 서장은 생일을 맞은 경찰관들에게

우산을 선물했다.

비바람을 막아주는 우산처럼 시민과 가정과 사회를 지켜 달라는 의미였다.

 

▶태풍 보라벤이 몰아칠때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40대 경찰관이

휠체어 탄 30대 남자 장애인에게 한 시간 동안 우산을 받쳐줬다.

이 장애인은 오전부터 비를 맞으며 1인 시위를 하고 있었다.

'중증 장애인에게도 기본권을 보장해 달라'는 피켓을 든 채였다.

경찰관은 "오늘은 태풍 때문에 위험하니 이만 들어가고 다음에 나오시는 게

어떠냐"고 했다. 장애인은 "오늘은 내가 시위 담당이라 들어갈 수 없다"고 했다.

그는 몸이 불편해 우산도 들 수 없었다.

경찰관은 아무 말 없이 제 우산을 펴 들었다

.

▶카메라 렌즈에도 빗방울이 맺혀 어제 신문에 흐릿한 사진이 실렸지만

우산 아래 묵묵히 앉고 선 두 사람 모습이 도드라져 보였다.

지난 7월 비 오는 날에도 일본 대사관 앞에서 40대 경찰관이

위안부 소녀상(像)에 우산을 씌워주는 사진이 사람들 마음을 적셨다.

여의도엔 국민이 비 맞을 때 우산을 내미는 지도자가 있고 거꾸로 우산을 뺏는

지도자도 있다. 그걸 가려내는 일이 쉽지는 않다.

우산은 저 혼자 쓰면 겨우 비를 가리지만 남에게 건네면 아름다운 감동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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