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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아름다운시

by 巡禮者 2011. 4. 21.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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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우리 아버지

 


만취한 아버지가

자정 너머 휘적휘적 들어서던 소리


마루바닥에 쿵, 하고

고목 쓰러지던 소리

숨을 죽이다


한참 만에 나가보았다

거기 세상을 등지듯 모로 눕힌

아버지의 검은 등짝

아버지는 왜 모든 꿈을 꺼버렸을까


사람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검은 등짝은 말이 없고


삼십 년이나 지난 어느 날

아버지처럼 휘적휘적 귀가한 나 또한

다 큰 자식들에게

내 서러운 등짝을 들키고 말았다


슬며시 홑청이불을 덮어주고 가는

딸년 땜에 일부러 코를 고는데


바로 그 손길로 내가 아버지를 묻고

나 또한 그렇게 묻힐 것이니

아버지가 내게 물려준 서러운 등짝


사람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검은 등짝은 말이 없다


출처 

굿뉴스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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