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밑진 듯 살자
가천의대 이성낙 전 총장이 독일에서 학위를 받은 뒤 교수로 재직할 때 일이다. 한 대학의 제의로 한국에 돌아왔는데, 고등학교 동기동창 몇몇이 마침 그 대학의 조교수로 있었다. 이 전 총장은 부교수로 임명을 받았다.
독일 대학에서의 교수 자격을 인정받았던 것이다. 2년 뒤에는 정교수 승급을 제안받았다. 하지만 그는 동기동창보다 빠른 승진은 과분하다며 정중히 사양했다. 그해 동기생들이 모두 부교수로 승진했지만, 이 전 총장은 그로부터 2년이 더 지난 뒤에야 정교수 승진을 받아들였다.
승진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누구든 거절하기 힘들다. 게다가 남들보다 더 빨리, 더 높이 승진할 수 있다면 말할 것도 없다. 이 전 총장은 무슨 생각으로 승진을 사양한 것일까?
“그 일 때문인지 동기동창들과 지금까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요. 의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이런 ‘작은 포기’가 있었기에 오늘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저는 늘 조금은 ‘밑진 듯이 살아야 한다’ 고 마음속으로 다짐합니다.”
그가 가천의대 총장이 될 때도 사람들이 그를 신뢰하고 판단하는 밑거름으로 삼았던 것은, 그의 밑지고 사는 태도였다.
단기적으로 볼 때 손해라고 생각할 수 있는 일이 장기적으로는 신망이란 보답으로 더 크게 돌아온 것이다.
당장은 조금 ‘밑진 듯이’ 살더라도 먼저 신뢰를 얻기 위해 노력하는 것, 우리에게 꼭 필요한 지혜다.
(행복한 동행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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