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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께 바쳐야 할 세금

복음생각

by 巡禮者 2010. 7. 27.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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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께 바쳐야 할 세금

발행일 : 1999-09-05 [제2167호]

하느님은 영원한 생명이시다. 하느님의 생명은 사랑이다. 하느님은 영원히 완전한 사랑으로 끊임없이 사랑하시는 분이시다.

사랑은 사랑하는 상대방에게 자신을 주는 것이다. 사랑이 완전할수록 주는 것도 완전하다. 지극히 거룩하신 하느님 성부 성자 성령 삼위께서는 완전한 사랑으로 자기의 모든 것을 상대 위격에게 줌으로써 완전히 하나로 일치해 계시는 분이시다.

완전하신 하느님 성부 성자 성령 삼위 상호간에 자신을 완전히 주고 받는 이 무한한 사랑이 오고 간다. 그리고 영원하신 하느님 성부 성자 성령 상호간에 오고 가는 무한한 사랑이 하느님의 지극히 완전한 기쁨을 이룬다. 사랑이신 하느님은 사랑하는 데서만 기쁨을 얻으시기 때문이다. 하느님은 완전한 사랑으로 영원히 사랑하시는 기쁨속에 사신다. 하느님의 사랑이 완전하듯이 그 사랑안에서 하느님께서 누리시는 기쁨도 완전하다. 그런데 하느님은 이 영원하고 완전한 기쁨을 홀로 누리길 원치 않으셨다. 하느님의 넘쳐 흐르는 사랑은 하느님의 영원한 기쁨을 나누어 줄 또다른 대상을 원하셨다. 그래서 사랑이신 하느님의 모습을 닮아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사람을 창조하셨다. 사람은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인 자유의지를 하느님께 선물로 받았다. 자유의지는 사람이 하느님께 받은 가장 고귀한 선물이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모든 선물이 그렇듯이 자유의지도 선물이며 동시에 시험이다. 더없이 고귀한 선물이지만 잘못 사용하면 자신을 돌이킬 수 없는 파멸에 이르게 할 수도 있는 선물인 것이다. 어떤 선물이든지 하느님의 뜻에 따라 사용하면 유익하고 하느님의 뜻을 거스려 사용하면 해롭다. 사람이 세상에 사는 기간은 자유의지를 시험받는 기간이다.

하느님께서는 사람이 자유의지를 가지고 당신의 뜻을 따르라고 요구하신다. 하느님의 뜻만이 완전하고 선하고 의롭고 거룩하기 때문이다. 인간이 자유로운 의지로 하느님의 뜻을 따르면 따를수록 완전해지고 선해지고 의로워지고 거룩해진다. 하느님을 사랑하는 사람은 하느님의 뜻에 순종한다. 하느님의 뜻에 순종하는 것이 사랑이다. 사랑이 완전할수록 순종도 완전하다.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당신의 뜻을 따르라고 요구하시는 것은 사랑하는 존재가 되라고 요구하시는 것이다. 하느님의 모든 계명은 사랑하라는 명령이다. 이 세상의 생애를 하느님의 계명을 따라 삶으로써 사랑하는 존재가 될 줄 아는 사람들에게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영원한 기쁨을 주신다. 좬내가 내 아버지의 계명을 지켜 그 사랑안에 머물러 있듯이 너희도 내 계명을 지키면 내 사랑안에 머물러 있게 될 것이다. 내가 이 말을 한 것은 내 기쁨을 같이 나누어 너희 마음에 기쁨이 넘치게 하려는 것이다좭(요한 15, 10~11) 예수님께서 활동하시던 시대에 이스라엘 백성들 사이에서는 로마황제에게 세금을 바치는 것이 옳으냐 그르냐를 가지고 열띤 논쟁을 벌이고 있었다.

모두가 침략자인 로마황제에게 세금을 바치는 것을 못마땅하게 생각했으나 어쩔 수 없이 바치고 있었다. 복음서에 소개되는 가장 완고한 죄인들인 바리사이파 사람들이 이 문제에 대해 예수님께 질문을 한다. 예수님께서는 좬카이사르의 것은 카이사르에게 돌리고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께 돌려라좭고 답변하신다. 이 말씀으로써 시간의 한계안에 갇혀있는 사람들의 시선을 영원을 향해 끌어 올리신다. 로마황제에게 바쳐야 할 세금보다 하느님께 바쳐야 할 더 중요하고 근본적인 세금이 있다는 것을 상기시키신다. 하느님께서 요구하시는 세금은 자유의지라는 하느님의 최상의 선물을 가지고 하느님의 계명에 순종하는 생활을 하라는 것이다. 하느님께서 이것을 요구하시는 이유는 그래야만 사람이 자신을 사랑하는 존재를 만들어서 하느님의 영원한 기쁨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느님의 계명을 어기는 죄는 하느님께 바쳐야 할 세금을 탈세하는 행위가 된다. 죄는 사람을 사랑할 수 없는 존재로 만듬으로써 사랑이신 하느님을 상실하게 한다. 사람이 하느님을 얻으면 모든 것을 얻는것이고 하느님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 것이다.

로마황제에겐 세금을 바치면서도 죄를 뉘우치지 않았던 이스라엘 사람들은 로마황제의 법을 어기는 데 따라오는 일시적인 벌은 두려워 하면서도 하느님의 법을 어기는 데 따라오는 영원한 벌은 두려워 할 줄 몰랐다. 예나 이제나 사람들은 하느님보다 사람을 더 두려워 한다. 하느님의 눈보다 사람들의 눈을 더 의식하고, 하느님의 심판보다 사람들의 평판에 더 관심을 갖고, 하느님의 마음에 들기 위해 노력하기 보다 사람들의 마음에 들기 위해 더 노력한다.

육신은 죽여도 영혼은 죽이지 못하는 사람들을 두려워 하지 말고 영혼과 육신을 아울러 지옥에 던져 멸망시킬 수 있는 분을 두려워 하여라 (마태오 10, 28)
 
김성배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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