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분의 기도/ 이현주
어디 혼자 조용히 있을 만한 데를 찾아가 이렇게 기도합니다.
“하느님, 무엇이 당신 뜻인지를 실제로 저는 모릅니다.
그걸 아는 건 제 능력의 한계에서 벗어난 일입니다.
그러니 제가 알아서 당신 뜻대로 한다는 건 말이 되지 않습니다.
그래도 하느님, 저는 제 생각이나 판단이 아니라
오로지 당신 뜻에 따라서 살고 싶습니다.
하느님, 여기 제가 있습니다.
당신께서 원하시는 대로 지금 곧 저를 써주십시오.
이제부터 10분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이렇게 진심으로 기도한 다음,
10분 안에 내 몸 안팎으로 무슨 일이 일어나는 지를 깨어서 지켜보는 겁니다.
10분입니다!
기도하기 전에 자명종(알람)을 켜놓으셔도 좋습니다.
10분이 지나면,
내 몸 안팎에서,
그러니까 내 육신과 정신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돌아보며
각자 자신의 마감기도로 마칩니다.
혹시 당신의 ‘10분’을 누가 와서 방해한다면
그를 방햇꾼이 아니라 하느님의 천사로 아십시오.
왜냐하면 당신이 내놓은 ‘10분’은 당신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것이고 따라서 그 동안에 일어나는 일은
모두 하느님이 하시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당신이 할 일은 아무 것도 시도하지 말고
다만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관찰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