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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00년 전 인간이 만든 첫 잡종은 당나귀

고대사(古代史)

by 巡禮者 2022. 1. 16.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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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00년 전 인간이 만든 첫 잡종은 당나귀

 

[사이언스샷]
말보다 500년 앞서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전쟁터에 등장

시리아 알레포의 4500년 전 무덤에서 나온 말과 동물의 유골. 인류 최초로 만든 잡종 당나귀로 밝혀졌다./미 존스 홉킨스대

 

 

인류가 가장 먼저 여러 종을 섞어 만든 잡종 가축은 당나귀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말을 길들여 새 품종을 만들기 전에 당나귀가 먼저 농업과 전쟁에 활용됐다는 것이다.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원 자크 모노 연구소의 에바-마리아 가이글 박사 연구진은 “4500년 전 시리아의 무덤에서 나온 동물 유골이 유전자 분석을 통해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기록에 나오는 말과(科) 교배종으로 확인됐다”고 지난 14일(현지 시각)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스’에 밝혔다.

 

◇말 등장 500년 전 전차 끈 동물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설형문자로 쓴 4500년 전 점토판에는 당시 귀족들이 여행이나 전쟁에 말과 동물인 쿤가(kunga)를 이용했다고 나온다. 귀족들은 단단하면서 땅딸막한 이 말과 동물을 얻기 위해 공을 들여 교배를 시켰다고 나오지만 이 종이 어떤 동물에서 유래했는지, 번식은 가능한지는 불분명했다.

대영박물관에 있는 4500년 전 수메르인의 모자이크. 네 바퀴 전차를 말과 동물이 끄는 모습이 묘사돼 있다. 이 동물은 잡종 당나귀로 확인됐다./프랑스 국립과학연구원

가이글 박사 연구진은 2006년 시리아 알레포의 고대 무덤에서 발굴된 동물이 유골의 DNA를 분석한 결과 가축화된 당나귀와 야생당나귀 사이에서 태어난 잡종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쿤가의 정체가 비로소 드러난 것이다.

연구진은 인류가 여러 종을 교배시켜 만든 잡종으로는 가장 오래된 동물이라고 밝혔다. 이는 메소포타미아 지역에 가축화된 말이 등장한 것보다 500년이나 앞선다.

말과 동물은 역사에서 전쟁의 발전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티크리스, 유프라테스 강 주변의 ‘비옥한 초승달 지역(The Fertile Crescent)’에는 4000년 전까지는 가축화된 말이 등장하지 않았다. 하지만 4500년 전 수메르의 모자이크에는 말과 동물이 끄는 네 바퀴 전차가 나온다.

 

◇번식 불가능해 교배로만 얻어

프랑스 연구진은 시리아 무덤에서 나온 동물의 유전자를 가축화된 말이나 당나귀, 야생당나귀와 비교했다. 야생당나귀 유전자는 터키에서 발굴된 1만1000년 전 유골과 20세기 초에 멸종한 시리아 야생당나귀의 DNA 정보를 참조했다.

고대 수메르인이 야생당나귀를 포획하는 모습을 그린 부조. 이 당나귀를 길들인 당나귀와 교배시켜 전쟁과 농업에 이용한 쿤가 품종을 만든 것으로 확인됐다./프랑스 국립과학연구원

유전자로 볼 때 시리아 무덤에서 나온 말과 동물은 가축화된 당나귀 암컷과 야생당나귀 수컷 사이의 교배로 태어난 1세대였다. 이들은 번식이 불가능했기 때문에 당시 사람들은 매번 당나귀 암컷과 야생당나귀 수컷을 교배시켜 쿤가를 얻었던 것으로 추정됐다. 쿤가 한 마리를 얻기가 그렇게 어려우니 귀한 대접을 받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연구진은 당시 수메르인들은 그 지역에 살던 야생마를 길들이는 대신 당나귀들을 교배시켜 말보다 빠르고 튼튼한 쿤가라는 종을 얻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후 오늘날 터키의 초원지대를 통해 번식이 쉬운 말이 보급되면서 쿤가가 사라진 것으로 추정됐다.

 

 

출처 : 조선일보 & chosun.co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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