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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년 만에 꽃을 피운 고려시대 연꽃 씨앗

동물식물자료/자연 야생화

by 巡禮者 2010. 7. 15.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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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년 만에 꽃을 피운 고려시대 연꽃 씨앗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목간(木簡)이 출토된 경남 함안군 성산산성(사적 67호)에서 발견된

고려시대 연꽃 씨앗이 700년 만에 꽃을 피웠다. 지난해 성산유적 지하 4∼5m 토층에서 연 씨앗 10개를 발굴한 함안군은 연대 확인을 위해 2개를 한국지질자원연구소에 보내 각각 650년 전, 760년 전의 고려시대 씨앗이라는 통보를 받았다. 나머지 8개 가운데 5개는 함안군농업기술센터에서, 3개는 함안박물관에서 싹 틔우기를 시도해 각각 2개, 1개가 발아했다.


연꽃 씨앗의 생명력은 1만 년에 이르며, 일본에서는 2000년 된 연 씨앗이 발아해 꽃을 피운 적이 있다.


함안박물관에서 공개된 연꽃 두 송이는 꽃 가장자리에 붉은 빛이 약간 감도는 담홍색을 띠었다. 함안군은 함안이 아라가야(阿羅伽倻)였던 점에 착안해 이 연꽃을 ‘아라홍련’이라 부르고 있다. 자태를 드러낸 두 송이의 '아라홍련'은 성산산성에서 발견된 모두 10개의 연꽃 씨앗 중에서 발아에 성공한 3개의 연꽃 씨앗에서 꽃을 피워 현재 7개의 꽃대가 올라온 상태다.


지난해 5월 함안박물관과 농업기술센터에서 발아에 성공한 지 일 년여만의 결실이다. 함안박물관이 연꽃 씨앗 발아과정을 관찰한 기록에 따르면 지난해 5월8일 침종(씨앗 담그기)한 지 5일 만에 싹을 내기 시작했고 같은 달 13일 첫 번째 잎이 나온 이후 8월 하순까지 여러 개의 잎이 나오는 등 정상적인 성장을 보여 왔다. 이후 다시 2포기로 나누어 심은 아라홍련에서 지난달 20일 첫 꽃대가 출현했고 아직 꽃을 피우지 못한 나머지 5개의 꽃대에서도 조만간 활짝 꽃을 피울 것으로 박물관 측은 보고 있다.


박물관 관계자는 "당초에 기대한 백련이 아닌 홍련이지만 다른 색이 섞이지 않은 선명한 붉은 색깔과 일그러짐이 없는 단정한 모양에서 우리나라 고유의 연꽃을 확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고려시대 연꽃 씨앗은 지난해 5월8일 가야문화재연구소가 제14차 성산산성 발굴조사 현장에서 옛 연못의 퇴적층으로 추정되는 지하 4~5m의 토층을 발굴하던 중 발견됐다. 함안군은 10개의 연꽃 씨앗 중에서 표본 2개를 골라 대전과학단지 내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박중헌 박사에게 의뢰, 1개는 지금으로부터 650년 전, 나머지 1개는 760년 전의 고려시대 것으로 확인했다. 연구원의 방사성 탄소 연대측정 결과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군 관계자는 "아라홍련은 함안박물관에 2포기, 함안농업기술센터에 2포기 등 전국적으로 아직 4포기밖에 없다. 향후 다른 곳에 이식해 번식할 계획"이라며 "현재 120개가 넘는 많은 잎이 자라고 있어 내년에는 포기 수가 많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700년을 기다려 꽃을 피운 이런 외경스런 연꽃을 보면 이루 말할 수 없는 생명의 신비에 저절로 감탄이 나온다. 인간도 자연의 하나에 속함이 분명한데 왜 인간과 자연은 대치하기도 하는가? 마땅히 인간은 자연에 순응하고 자연의 여러 생명체 중의 하나로 돌아가야 한다. 자연 속에서 생명은 너무도 끈질기고도 강함을 이 연꽃은 증명하고 있다.


“저기 바다에 떠있는 게 연꽃 아니냐. 저렇게 큰 연꽃은 처음이다. 저 연꽃을 건져 와라.” 연꽃 속에서 인당수에 몸을 던졌던 심청이 고운 자태로 나타난다. 바닷속 용왕이 아버지 심봉사를 만나려는 심청을 연꽃에 태워 육지로 보낸 것이다. 우리 민족 심성에 살아 있는 고전 ‘심청전’의 한 장면이다.


연꽃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폭넓게 사랑을 받아 왔다. ‘심청전’에서 연꽃은 아버지를 위해 자신을 희생함으로써 나중에 화려하게 부활한 심청의 화신(化身)이다. ‘춘향전’에서는 춘향의 청초한 모습을 물속에 핀 연꽃에 비유하는 부분이 나온다. 아침 이슬 머금고 함초롬히 핀 연꽃이 청순한 춘향의 이미지와 맞아떨어졌으리라. 또한 연꽃은 전통 건축, 조각, 공예, 회화 등에서 예술로 승화돼 우리의 생활을 풍요롭게 하고 있다.


그리스 신화를 비롯해 인도, 중국의 전설 등에서도 연꽃은 어김없이 등장한다. 고대 인도에서 연꽃은 다산(多産), 힘과 생명의 창조 등을 의미한다. 중국인들은 진흙 속에서 피어나는 연꽃을 속세에 물들지 않는 ‘군자의 꽃’으로 여겼다. 서양인들의 연꽃 사랑도 이에 못지 않다. 뉴욕 현대미술관(MoMA)에서 관람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작품 중 하나가 바로 모네가 말년에 그린 대작 ‘수련’이다. 인상주의파의 거장 모네는 자신이 살던 집 연못에 수련을 심고 화폭에 담아내 ‘수련’ 연작(連作)을 완성했다. 86년 생애 중 마지막 30여년을 ‘수련’ 연작에만 온힘을 쏟아 부은 것을 보면 모네의 연꽃 사랑은 대단했다.


고려 연꽃.b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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