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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6) 행복은 찾아 나서는 이들의 특권/ 최인각 신부

복음생각

by 巡禮者 2011. 1. 17.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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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생각] (706) 행복은 찾아 나서는 이들의 특권/ 최인각 신부

주님 공현 대축일 (마태오 2, 1-12), \

구세주 별 찾아 험난한 길 나선 동방박사, 성경·성령 따라 주님 찾아나서야할 우리

 

 

 

새해를 맞는 모든 분에게 주님의 사랑과 은총이 충만하기를 기도합니다. 주님은 우리 모두가 복을 가득히 받기를 원하는 분이시기에, 우리가 주님의 뜻을 따르며 복을 청한다면 얼마든지 주실 것입니다. 이러한 복을 직접 찾아 나섰던 이들이 있는데, 바로 동방 박사들입니다.

동방 박사들은 별을 보고, 구세주의 탄생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많고 많은 별 가운데, 구세주의 별을 발견하다니, 참으로 별일입니다. 동방 박사들은 그분께 드릴 예물과 정성스런 마음을 가지고 그분의 별을 따라 먼 길을 나섭니다. 하지만, 어디까지 그 별을 따라가야 할지 궁금해진 동방 박사들은 헤로데 임금을 찾아가 그 답답한 심정을 토로합니다. "유다인들의 임금으로 태어나신 분이 어디 계십니까? 우리는 동방에서 그분의 별을 보고 그분께 경배하러 왔습니다." 아마 현재의 우리가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면 별 헛소리를 다 한다며 신경 쓰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당시 사람들은 큰 관심을 갖고 이 이야기에 귀를 기울입니다. 복음서에서는 이렇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 말을 듣고 헤로데 임금을 비롯하여 온 예루살렘이 깜짝 놀랐다. 헤로데는 백성의 수석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을 모두 모아 놓고, 메시아가 태어날 곳이 어디인지 물어보았다." 헤로데의 이러한 질문에 수석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은 유다 베들레헴에서 새로운 메시아가 태어날 것임을 정확히 알려줍니다.

오늘의 복음 말씀을 정리해 보면, 동방 박사들은 별을 통하여 그분의 탄생을 알았고, 수석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 그리고 이스라엘 사람들은 새로운 임금 메시아가 오실 것과 그분의 탄생 장소가 유다 베들레헴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헤로데와 백성은 그분의 오심과 탄생을 준비하고 있지 않았음이 명백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유다의 새 임금이며 메시아이시고 구원자이신 예수님을 알아보고 찾아 나서서 공적으로 예물을 드리며 진정한 경배를 드린 이들은 이방인이었던 동방 박사들이었습니다.

헤로데 임금, 수석 사제들, 율법 학자들과 백성은 동방 박사와는 달랐습니다. 알고 있었지만, 잊어버렸고 그분의 오심을 준비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오시는 그분을 죽여 없애버리고 그 자리를 차지하려고까지 하였습니다. 그래서 그분은 당연히 따뜻하고 편안한 곳에서 태어나야 했지만, 춥고 불편한 마구간에서 태어나 구유에 누워계시는 수모와 고충을 겪었고, 무죄한 어린아이들이 무참히 순교를 당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동방 박사 세 사람은 이방인이었지만, 하늘의 별을 보며 깨끗하고 거룩한 마음으로 새로운 임금님께 경배하러 나섭니다. 그들의 여정은 참으로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새로운 임금을 만난다는 설렘과 기쁨의 마음도 있었겠지만, 한편으로 자신들의 행동에 의구심도 있었을 것입니다. 언제까지 그리고 어디까지 가야 하는지를 몰라 내면적으로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밤마다 별들이 그들을 인도해주었습니다. 이는 큰 위로였을 것입니다. 그리고 성경 속에서 예수님의 성탄에 역행하는 인물로 등장하는 헤로데와 수석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의 도움도 받습니다.

구세주 예수님을 경배하는 동방 박사들의 신실한 마음에 하느님도 예수님도 마리아와 요셉 성인도 감동하셨으리라 여겨집니다. 세상 사람들이 아무도 아기 예수님을 알아주지 않는데, 유독 동방 박사들만이 멀고 험한 길을 마다하지 않고 귀한 예물을 바치며 구유에 누워있는 아기에게 지극정성으로 경배하는 모습을 보면서, 고마워했을 것입니다. 누구나 당연히 드려야 하는 예물이고 경배였지만, 동방 박사들만이 행하였기 때문에, 그분들은 주님의 사랑과 은총을 충만히 받았을 것입니다. 하느님을 경배하고 복을 받는 일은 누구나 해야 하는 일이지만 그 복은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행복은 찾아 나서는 이들에게 주어지는 특권이기 때문입니다.

동방 박사들처럼 우리도 별(성경, 성령)이 알려주는 길을 따라가며, 길이 막막할 때 교회의 가르침을 받으며 희망을 잃지 않고 꿋꿋하게 한 걸음씩 발걸음을 옮기는 것이, 바로 예물을 가지고 아기 예수님께 경배하는 것이라 여겨집니다. 우리가 이렇게 살아가려고 하는데, 주님께서 가만히 계시겠습니까?


최인각 신부(수원가톨릭대학교 학생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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