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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8) 자기 영혼 구하는 삶 살아야/ 최인각 신부

복음생각

by 巡禮者 2011. 1. 17.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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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생각](708) 자기 영혼 구하는 삶 살아야/ 최인각 신부 

연중 제2주일 (요한 1, 29-34), 내 영혼을 위해 가장 필요한 일

 

 

 

모든 분이 아기 예수님의 오심을 준비하고 맞이하며 기쁜 성탄 시기를 보내셨으리라 믿습니다. 여러분이 기쁘고 감사한 성탄 시기를 보내도록 기도했으니 말입니다.

이제 우리를 위해 오신 예수님께서 공생활 중에 행하신 바를 묵상하는 연중 시기입니다. 이 시기 동안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으시고, 하느님의 아들로서 가르치시고 하느님 나라의 복음을 선포하시며 병자와 허약한 이들을 고쳐주신 구세주로서의 참모습을 묵상하게 됩니다.

오늘 복음에서는 예수님이 어떤 분이신지 세례자 요한을 통해 드러내는 장면이 전개됩니다. "보라,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하느님의 어린양이시다. … 바로 그분이 성령으로 세례를 주시는 분이다. … 그래서 저분이 하느님의 아드님이시라고 내가 증언하였다." 오늘 복음의 주제는 예수님께서 죄를 없애시러 오신 하느님의 어린양이며 성령으로 세례를 베푸실 하느님의 아들임을 증언하는 것입니다.

복음 내용을 보면,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오신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우리를 돈 많이 버는 부자로 만드시려는 것도 아니요, 머리를 좋게 해 공부를 잘하여 일류대학에 들어가 좋은 직장을 갖게 하기 위함도 아니며, 멋진 배우자를 만나 결혼해 자녀를 낳고 행복하게 살아가게 하기 위함도 아닙니다. 또한, 우리를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게 하려고 오신 것도 아니며, 믿지 않는 사람들이 원하는 세상의 복을 내려주러 오신 것도 아닙니다.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 오신 이유는 세상의 복을 채워주시기 위해 오신 것이 아니라, 하느님 나라에 적합한 사람을 만들어 주시기 위해 오신 것입니다. 예수님은 우리를 그런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 어떤 상황에서든 가르치셨고, 병약한 이들에게 용기와 힘을 주시며 다시 일으켜 주셨습니다. 그리고는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믿고, 당신 말씀을 따르는 이들에게는 하늘나라에서 영원한 생명과 행복이 선물로 주어질 것이라고 약속하셨습니다.

지난 연말에 한 해 동안 있었던 일을 적어보며 한 해를 정리하였습니다. 맡은 직책들, 행한 일들, 많은 사람과의 만남, 많은 사건 등. 그중에서 내 영혼에 가장 잘한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주저 없이 '고해성사'라고 쓸 수 있었습니다. 그 다음에 크게 생각나는 것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한 해를 잘 마무리하게 해 주심에 감사하는 미사를 드렸습니다. 그런데 며칠이 지나도 계속해서 '내 영혼을 위해 가장 잘한 일'이라는 말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습니다. 새해를 계획하면서 지금의 나에게 가장 필요하고, 나중에 하느님 앞에 떳떳하게 내놓을 것을 생각하니, 가장 중요한 것은 '내 깨끗한 영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나름대로 많은 일을 맡고 있고, 그것을 잘 행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러한 것들은 내 영혼을 책임질 수 있는 것이 아닌, 부수적인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 주 복음을 묵상하며, 천주교 요리문답 제1번이 기억났습니다. 문: "사람이 무엇을 위하여 세상에 났느뇨?" 답: "사람이 천주를 알아 공경하고, 자기 영혼을 구하기 위하여 세상에 났느니라."

제가 왜 지난 한 해 동안 내 영혼에 가장 잘한 일을 고해성사라고 쓸 수 있었을까요? 성직자로서 세상에 그리 몹쓸 죄를 지은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하느님께 '…같은 사람이 되게 하여 주시고, 하는 일마다 잘되게 해 주시며 …'하고 간절히 기도하고 행한 것이 많건만, 다른 어떤 것보다 하느님께 죄를 고백하고 용서받은 일이 기억나는 것은 무엇 때문이겠습니까? 나의 내면에서 가장 원하는 것이 하느님의 자녀로서 죄 없이 당당히 잘 사는 것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나의 내면에서 가장 원하는 것이 바로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것이며,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내밀한 원의를 아시고 예수님을 보내주신 것임을 발견하게 됩니다. 우리가 영혼 내면 깊은 곳에서 진정으로 외치는 '순수하고 거룩한 하느님의 자녀로 살면서, 성령의 역사를 체험하며 은총과 평화를 누리며 살아가기를 바라는 기도'는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바이며, 이를 위해 예수님께서 오신 것임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세례자 요한이 외친 '세상의 죄를 없애시러 오신 하느님의 어린양'은 우리 영혼에게 가장 필요한 분이시기에 오신 분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를 깨닫기 위해서는 먼저 현재 자신의 영혼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바라보아야 할 것입니다.


최인각 신부 (수원가톨릭대학교 학생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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