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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끝> 요한서간

신약여행

by 巡禮者 2013. 8. 3.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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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철 신부의 신약여행]

 

<18·끝> 요한서간·요한묵시록

 

 

요한서간- 베드로 수위권 받아들여 공동체 내 갈등 극복, 요한 묵시록- 환시 통해 말씀 기록하며 구원의 희망 표현

 

 

 

▲ 사진은 예수님이 베드로에게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고 세 번을 물으셨다는 곳에 지어진 갈릴래아 베드로 수위권 기념 성당. 평화신문 자료사진

 

 

 

▨요한서간
 사랑에 대한 계명은 요한복음과 요한서간을 관통하는 근원적 주제다.
 요한 공동체의 역사를 이해하려면 요한서간에 나타난 문제를 알아야 한다. 요한서간에는 반 그리스도인이라 불리는 존재들이 있다. 이들은 세 가지 문제를 보여주고 있다. 이들은 올바른 그리스도 신앙을 왜곡하고 그리스도께서 사람의 몸으로 오신 것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또 하느님으로부터 파견된 그리스도와 인간 예수를 구분한다. 요한의 첫째서간은 이들을 분리주의자들이라고 부른다.

 요한의 첫째서간은 공동체 구성원에게 이들을 경계하라고 쓴 편지다. 문제는 요한 공동체는 교계제도가 발달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요한 공동체는 예수님과의 직접적 친교 안에서 저마다 성령을 안내자로 삼아 독립적인 신앙생활을 하는 공동체였다.

 요한의 셋째서간은 디오트레페스라는 인물을 거명하면서, 디오트레페스가 우두머리 노릇을 하려 한다고 비판한다. 디오트레페스와 요한서간의 저자 요한 원로 사이에 교의적인 문제에 대한 갈등은 없다. 디오트레페스가 주도권을 갖고 우두머리 행세를 하려는 것이 쟁점이 됐다. 디오트레페스는 요한 공동체에서 성령을 모시고 스스로 성령 안에서 올바른 식별을 한다고 자부하는 사람을 거부한다.

 예수님의 십자가상에서 죽음을 거부하고, 성령만 유일한 스승이라고 고집하는 분리주의자 문제와 우두머리 노릇을 하려는 디오트레페스라는 사람으로 인한 갈등이 요한 공동체 안에 드러나게 됐다. 과연 이 문제가 어떻게 해결됐을까.

 이를 요한복음 21장에서 발견할 수 있다. 21장은 부록이다. 요한복음은 본래 20장으로 끝난다. 21장은 요한의 첫째ㆍ둘째ㆍ셋째서간 모두 작성된 다음 최종적으로 첨가됐다. 요한 공동체가 겪고 있는 이단의 문제, 새 우두머리로 등장하는 디오트레페스에 대해 요한 공동체는 21장을 제시하고 있다.

 요한복음 21장 내용은 두 가지다. 예수님께서 갈릴래아 호수에서 발현하시는 것과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사목권을 부여하시는 이야기다. 요한 21장에서 결정적인 것은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고 세 번 물으시는 대목이다. 베드로가 예수님을 모른다고 세 번이나 부인한 것을 뒤집어서 질문하시고는, "내 어린 양들을 돌보아라"하고 사목권한을 베드로에게 부여하신다.

 요한복음은 20장까지 베드로에게 주어진 수위권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다. 그런데 베드로에게 예수님께서 세 번이나 질문하며 당신 양들을 맡기신다는 이야기를 21장에 넣은 것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

 요한 공동체는 그동안 지도자 없이 성령 안에서 저마다 신비한 방식으로 예수님과 일치하며 살았는데 이단 문제가 발생하고, 권위를 내세우는 사람이 등장하면서 요한 공동체에도 지도체제가 필요했다고 판단하게 된 것이다. 이는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부여하신 보편적 목자의 권한을 요한 공동체가 전폭적으로 수용하는 것을 뜻한다. 베드로의 수위권이 최종적으로 요한복음 21장에 첨가된 것이다. 요한의 문헌은 요한복음 21장을 첨가함으로써 완성됐다.

 요한 공동체는 예수님의 사랑받는 제자의 영적 지도력을 계승하고 있다. 베드로의 보편적인 사목권한을 수용하면서 요한 공동체는 보편교회 안에 통합됐다. 요한 공동체에 싹튼 이단적인 움직임을 단죄할 수 있고, 보편교회 안에서 요한 공동체가 받은 심오한 계시 진리를 나눌 수가 있게 됐다.
 
 ▨요한 묵시록
 환시를 통해 하느님 말씀을 보고 듣고, 그것을 기록한 것이 묵시록이다. 순교자들이 하느님 나라에서 보상을 받고 영원한 생명을 누리고, 하느님이 이스라엘을 새롭게 해주시리라는 희망이 표현된 것이 묵시문학이다.

 요한 묵시록 배경은 그리스도인들이 로마 제국 치하에서 박해를 받고 있을 때다. 묵시록은 도미티아누스 치세 말엽(92~95년)에 쓰인 것으로 추정한다. 묵시록은 로마 제국 하에 그리스도인들이 박해를 받고 고난을 겪는 이야기를 전해주면서, 그리스도인들이 구원을 받고 마침내 사탄을 암시하는 용과 같은 존재들이 영원히 파멸돼 마침내 새 하늘과 새 땅이 드러나 혼인잔치에 초대받은 사람들의 영원한 생명을 노래한다.

 문제는 묵시록이 말하는 그리스도인에 대한 박해가 도미티아누스 황제 치하에서 있었냐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도미티아누스 황제 치하에서 그리스도인에 대한 대대적인 박해는 없었다. 60년대 네로 박해를 회상하며 지금 일어나는 것처럼 묘사하고 있다. 묵시록이 박해 상황을 묘사하고, 구원의 시간이 가까이 왔다고 외치는 이유는 로마 제국주의로 대표되는 악의 세력에 저항하려는 의식 때문이다.

 1세기 말 소아시아와 유럽은 평화로웠다. 로마 황제는 제국을 지배하면서 유연한 정책을 썼다. 자율성과 지역특수성을 허용하면서 로마 제국에 대해 각을 세우게 하는 정책은 가급적 피했다. 그런데 에페소 주변의 소아시아에서는 지방 귀족들이 황제를 주님이라고 고백하면서 황제 숭배를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황제 숭배 사상에 대해 묵시록의 저자 요한은 저항한다. 요한 묵시록은 사탄의 도구로 전락한 제국주의를 날카롭게 비판한다. 요한 묵시록은 각 시대를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에게 교회와 사회의 관계를 고민하게 한다. 묵시록은 선교의 완성이자 신앙의 최고 증언이다. 요한 묵시록은 말씀의 사회적 육화를 가장 치열하게 추구한 묵시문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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