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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의역

아름다운시

by 巡禮者 2010. 12. 21.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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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이역 / 정공채

 
피어나는 꽃은 아무래도 간이역
지나치고 나면 아아,
그 도정(道程)에 꽃이 피어 있었던가

잠깐 멈추어서
그때 펼 것을, 설계(設計)
찬란한 그 햇빛을......

오랜 동안 걸어온 뒤에
돌아다 보면
비뚤어진 포도(鋪道)에
아득한 비가 내리고 있었다.

이제 그 꽃은 지고
지금 그 꽃에 미련은 오래 머물지만
져버린 꽃은 다시 피지 않는 걸.
여숙(旅宿)에서
서로 즐긴 사랑의 수표처럼
기억의 언덕위에 잠간 섰다가

흘러가 버린 바람이었는걸......
지나치고 나면 아아, 그 도정에 작은
간이역 하나가 있었던가
간이역 하나가
꽃과 같이 있었던가.






인생 열차는 간이역이 없다 / 조사익
 
 
우리는 인생이라는 이름으로
죽는 날까지 긴 여행을 계속해야 한다
레일 위를 달리는 인생 열차에
내 삶을 맡기고 세월 속을 달리다,
쉬고 싶을 때
쉴 수 있는 간이역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는 좋건 싫건
세월 속을 달리는 인생열차를 타야 한다
하지만,
한 순간의 실수로
슬픔의 레일을 달리는 인생 열차에
내 삶을 맡겼다면
얼마나 슬픈 일인가

간이역이 없는 인생열차,
기쁨의 레일을 달리는 열차에 실려
인생을 노래하고 싶지만
지칫, 이탈하기 쉬운 레일 위를
우리는 달리고 있다

돌이킬 수 없는
슬픔의 레일을 달리는
인생 열차에 실려가는 삶,
얼마나 슬프고 고통스러울까

인생 열차는 간이역이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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