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나의 빵 5개와 물고기 2마리

복음생각

by 巡禮者 2010. 7. 27. 17:38

본문

 

나의 빵 5개와 물고기 2마리

발행일 : 2001-06-17 [제2254호]

그리스도 성체성혈 대축일

루가 9, 11~17

얼마 전 세상을 떠난 마더 데레사는 그리스도인을 "자신을 주는 사람"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분은 그 이유를 하느님의 속성에서 찾고 있다. 하느님은 당신 외아들을 주신 분일 뿐 아니라 그 외아들 예수님도 철저히 자신을 주신 분이라는 것이다. 예수님은 첫 번째 자기 줌에 만족하지 않고 당신을 생명의 빵으로까지 내어놓으신 분이기에 그를 따르는 그리스도인은 결국 "자신을 주는 사람" 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오늘 우리는 오천명을 먹이신 기적을 보게 된다. 빵 다섯개와 물고기 두마리로 오천명이 먹고도 남은 음식이 열두 광주리나 된 참으로 많은 사람에게 감명을 준 기적이다.

이 기적은 우선 엘리야가 사렙다의 과부에게 밀가루와 기름이 떨어지지 않도록 해 준 이적과 엘리사가 보리떡 20개로 백 명을 먹였다는 이적사화에 영향을 받고 있다. 특히 2 열왕 4, 42~44에 나오는 엘리사의 이적사화는 이 기적의 원형처럼 생각되는 부분이다.

때문에 오천명을 먹이신 기적의 첫번째 의미는 예수님은 엘리야와 엘리사보다 탁월한 분이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엘리야는 기껏 한 과부의 가정만을 먹였고, 엘리사는 빵 스무 개로 고작 백 명을 먹였지만, 예수님은 빵 다섯 개로 무려 오천명을 먹이셨으니 더 위대할 수밖에 없다.

두 번째로는 예수님은 모세와 같은 위대한 예언자라는 사실을 보여 준다. 그 옛날 모세가 시나이 광야에서 이스라엘 백성을 만나로 먹인 것처럼 이제 예수께서는 외딴 곳에서 당신 백성을 기적적으로 먹이시는 것이다.

그리고 세 번째로 이 기적은 성체성사의 풍요성을 드러내고 있다. 기도하신 다음 빵을 떼어 나누어주는 행위는 유다인들의 식사 예절일 뿐 아니라 예수님이 최후만찬 때 하신 행위이다. 따라서 예수님의 이 행위는 미사와 성찬례를 상기시키면서 성사를 통해 우리에게 베풀어 줄 은총의 충만함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러기에 오천명을 먹이신 빵의 기적은 예수님은 구약의 위대한 예언자 엘리야와 엘리사 그리고 모세 보다 더 위대한 분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면서 동시에 그분이 우리에게 남겨 주신 성체성사의 풍요로움을 웅변적으로 잘 보여주고 있는 사건이다.

그런데 이 기적에 대해 많은 호응은 받지 못하지만 나눔의 의미를 되새기게 해 주는 재미난 해석이 있어 소개한다.

이분은 오천명을 먹이신 빵의 기적을 기적적인 사건으로 보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예수님을 따라 올 때 각자 자기가 먹을 것을 충분히 가지고 있었을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때가 지나고 배도 고팠지만 그들이 굶주리고 있었던 것은 남의 눈 때문이라는 것이다. 비록 배가 고팠지만 혼자 먹기도 그렇고 하여 모두가 돌아간 뒤에 혼자서 먹을 기회를 찾기 위해 먹거리를 숨기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때 제자들이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기꺼이 내어놓자 여기에 모두가 용기를 얻어 각 자 가지고 있는 음식을 나누었기에 이러한 엄청난 결과가 이루어 졌다는 것이다.

때문에 이것은 기적의 이야기가 아니라 나눔의 보람이나 풍요로움을 보여 주는 사건이라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해석보다는 여전히 대부분의 학자들은 예수님이 실제로 빵 5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엄청난 양으로 변화시켜 주셨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말이다.

그러나 여기서 기억해야 할 점은 이 기적을 어떻게 해석하든 이 기적의 출발점은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내어놓은 행위"에서 이 기적은 시작되었다는 점이다.

"빵 5개와 물고기 2마리". 그것은 오천명의 군중에 비해 너무나 적고 부족하고 미소한 것을 의미하지만 그러나 분명한 것은 비록 적은 양일 지라도 배고픈 제자들에게는 한끼를 해결할 수 있는 소중한 것이었다는 것이다.

"적지만 소중한 것" 그리고 "그것을 기꺼이 내어 줌". 여기에서 오천명을 먹인 빵의 기적이 시작되었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교훈을 줌과 동시에 오늘 축일의 의미를 요약해주는 좋은 주제인 것이다.

오늘은 성체 성혈 대축일이다. 이 축일은 예수님께서 세우신 성체 성사의 신비를 기념하고 그 신비를 되새기는 날이다.

성체성사의 신비는 단순히 빵과 포도주 안에 살아 계신 그분의 실체적 신비만을 의미하지는 않으리라 !

바로 예수님이 당신 자신을 빵과 포도주의 형상으로 우리에게 내어 주신 그분의 사랑을 깨닫고 그 사랑의 삶을 본받는 것이다.

예수님의 요구와 그 요구에 부응하여 이웃을 위해 내어놓은 빵 5개와 물고기 2마리! 이 것이 바로 성체의 삶이고 성혈의 삶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이웃을 위해 나누기를 원하시는 작지만 소중한 "나의 빵 5개와 물고기 두 마리"는 무엇인지 묵상해 보자!


홍금표 신부

 

'복음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자됨의 길  (0) 2010.07.27
무한한 용서  (0) 2010.07.27
신비의 이해  (0) 2010.07.27
새로운 깨달음  (0) 2010.07.27
우리의 목적지  (0) 2010.07.27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