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그늘 아래 젖은 눈으로 며칠을 살다가 그렇게, 첫 살얼음 밟으며 가는 것을.... 제 고요을 쌓고 그리고 가끔 바람에 몰리기도 하면서 잘못 자란 생각 끝에서 꽃이 피기도 하는.... 가끔 꽃향기도 그늘을 만들기도 하는... 그 그늘 아래 한 계절 나기도 하는... 우리 인생의 가을 또한 국화꽃 그늘 빌리듯 어여쁜 애인들이거나 모든 당신의 마음 그늘을 빌려서 잠시 살다가 가는 것인 것을... 그 마음 그늘, 따뜻했으면...사랑이었으면... 살다가 지친 사람들 가끔씩 어여쁜 애인들이거나 모든 당신의 마음 그늘 빌려서 쉴 때, 오랫동안 늙지 않고... 슬프지도, 힘들지도 않을 것인데... 허기지지도, 아프지도, 서럽지도 않을 텐데... 가을, 쓸쓸한 어느 날... 어여쁜 애인, 당신의 마음 그늘 빌려 그 그늘 아래 잠시 쉴 때, 국화꽃 그늘보다 더 향기로운 그늘이었음 좋겠습니다. 더 호젓한 고요였음 좋겠습니다. - 박선희의 "아름다운 편지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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