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밑에서 잎을 주머니 모양으로 만들어 벌레나 유충, 딱정벌레 등을 잡아 자양분으로 삼는 식물이 발견됐다고 CNN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보르네오섬의 북칼리만탄주에서 새로 발견된 '네펜데스 푸디카'는 다른 벌레잡이 식물종과 마찬가지로 '낙하 트랩' 또는 '주머니'처럼 변형된 잎을 갖고 있다.
'네펜데스'는 벌레잡이 식물을 통칭하며, 이들이 갖고 있는 낭상엽(囊狀葉)은 먹잇감을 유인해 굴러떨어지게 만든다.
어떤 것은 쥐를 잡을 수 있을 정도로 크지만, 지금까지 알려진 벌레잡이 식물은 모두 지표에서 먹이를 잡는다.
그러나 네펜데스 푸디카는 작고 엽록소가 없어 흰 잎을 땅 밑으로 뻗어 최대 11㎝에 이르는 붉은 색조의 낭상엽을 만든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이 덫으로 보통은 개미나 진드기, 딱정벌레 등 지하에서 사는 동물을 포획한다고, 이번 연구 보고서 주저자인 마틴 단착 체코 팔라츠키대학 교수는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연구진은 지금까지 알려진 벌레잡이 식물종 가운데 오직 세 종류가 땅속에서 먹이를 잡지만 이들은 자잘한 먹잇감만 잡고 먹이를 잡는 방식도 네펜데스 푸디카와는 다르다고 밝혔다.
연구진 중 한 명인 체코 멘델대학의 바츨라브 체르마크 박사는 "재미있는 것은 네펜데스 푸디카의 땅속 낭상엽 속에서 모기 유충과 선충류, 처음 보는 벌레 종류를 발견했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CNN은 과학자들이 이 새로운 식물종을 발견한 것은 운도 따랐기 때문이라며, 이들은 네펜데스 푸디카와 흡사하지만 낭상엽을 만들지 않는 식물을 찾다 우연히 이 식물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처음 이 식물을 발견했을 때는 낭상엽이 땅 위로 솟아 있었다.
팔라츠키대학의 로부스 마제스키 박사는 "산 정상으로 올라가면서 낭상엽을 가진 식물을 발견하지 못해, 우리는 벌레잡이 식물종이 육식성을 상실하는 쪽으로 진화했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다 사진을 찍으려고 식물 밑동의 이끼 덩어리를 떼어내자 짙은 갈색의 낭상엽 여러 개가 달려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마제스키 박사는 밝혔다.
이번 발견은 생물 다양성의 보고인 인도네시아 보르네오섬의 자연 생태계 보전이 왜 중요한지를 잘 보여준다고 CNN은 논평했다.
체코 연구진의 이번 발견에 도움을 준 인도네시아 자연보호단체인 야야산 콘세르바시 비오타 관계자는 "이번 발견이 보르네오의 열대우림지 보전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특히 이곳 원시림을 기름야자 농장으로 바꾸는 일을 막거나 최소한 늦춰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파이토키스'에 실렸다.
새 잡아먹는 '네펜데스' [연합뉴스 자료사진. DB 및 재판매 금지]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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