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자리에 계신 것만으로도 나는
따뜻합니다
그대 숨소리만으로도 나는
행복합니다
굳이 이름을 말씀해 주실 것도 없습니다
주소를 알려주실 필요도 없습니다
또한 굳이 나의 이름을
알려 하지를 마십시오
주소를 묻지도 마십시오
이름 없이 주소 없이 이냥
곁에 앉아계신 따스함 만으로도
내 마음은 가득합니다
보이지 않는
그대와 나의 가슴 울렁임 만으로도
나는 황홀합니다
그리하여 인사 없이 눈짓없이
헤어지게 됨도
나에겐 소중한 사랑입니다.
♣ 마음에 드는 사람과 걷고 싶다 ♣ - 오광수 -
내 눈빛만 보고도
내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
내 걸음걸이만 보고도
내 마음을 읽어주는 사람
걸음을 한 걸음씩 옮길 때마다
사람 사는 아름다운 이야기며
얼굴을 한번씩 쳐다 볼 때마다
하얀이 드러내며 웃는 모습까지
포근한 삶의 모습을
느끼는 속에서
가끔씩 닿는 어깨로 인해
약간의 긴장까지 더 해지는
그런 사람과 걷고 싶다.
이제는 세월의 깊이만큼
눈가에는 잔주름이 가득하고
숨기고 싶은 흰 머리칼을
바람때문에 자꾸 드러내며
앞 가슴의 속살까지
햇볕에 그을렸어도
흘러간 먼, 먼 시절에
풍뎅이 죽음에도 같이 울어주던
아직도 기억속엔
하얀 얼굴의 소년으로
남아있는...
그런 사람과 걷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