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먼나무의 지혜

영상글

by 巡禮者 2011. 10. 10. 16:50

본문

 

 

 

 

    '먼나무'의 지혜 가을이 무르익어 가는 10월부터 이듬해 꽃 소식이 전해지는 3월까지, 제주도를 찾는 관람객들은 콩알굵기만한 빨간 열매를 수천 개씩 달고 있는 아름다운 가로수에 감탄하고만다. "저 나무가 먼(무슨) 나무요?"라고 물으면 되돌아오는 답이 우스꽝스럽게도 "먼나무"다. 그래서 '영원히 이름을 모르는 나무'를 먼나무라고 하는지도 모르겠다. 먼나무의 매력은 꽃이 아니라 열매다. 가을이면 연초록 빛의 잎사귀 사이사이로 붉은 콩알같은 열매가 커다란 나무를 온통 뒤집어쓰고, 겨울을 거쳐 늦 봄까지 그대로 매달려 있다. 거의 반년에 걸친 오랜 기간 동안 수많은 열매를 힘들게 매달고 있는 먼나무의 속뜻은 무엇일까? 한마디로 종족보존을 위한 투자다. 멀리 미지의 땅에 자손을 퍼뜨리기 위해서 새와의 전략적인 제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산새 들새는 겨울 내내 배고픔에 시달린다. 새가 겨우살이에 필요한 만큼 오랫동안 먹을거리를 제공할 터이니 대신 씨를 멀리 옮겨달라는 계약이 둘 사이에 성립된 것이다. 새의 눈에 잘 띄도록 짙푸른 초록 잎 사이로 수많은 빨간색 열매가 얼굴을 내밀도록 디자인 했다. 물론 새의 소화기관을 지나는 사이 씨는 그대로 남도록 설계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먼나무의 이런 더불어 사는 영특한 지혜 덕분에 겨울 제주의 풍광은 더욱 아름다울 수 있는 것이다. -'우리 나무의 세계 / 박상진' 중에서- 자연은 이 세상을 보다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 성실과 지혜라는 두 개의 보석을 선물로 주었다. 그런데 재난이 그들을 초라하고 보잘 것 없는 존재로 만들어 버렸다. 성실은 눈이 멀고 지혜는 절름발이가 되어버린 것이다. 장님이 되어버린 성실은 앞을 볼 수가 없었고 불구가 되어버린 지혜는 몸을 움직일 수가 없었다. 성실과 지혜는 재난을 이겨내기 위해 한몸이 되었다. 성실은 지혜의 튼튼한 다리가 되었으며 지혜는 성실을 이끄는 밝은 눈이 되었다. 장님은 눈을 주었던 절름발이의 어깨를 부축해 주었고 절름발이는 장님의 길 안내를 맡았다. 지혜는 다리가 되어 주었던 성실을 자신의 대지라고 불렀으며 성실은 눈이 되어 주었던 지혜를 자신의 하늘이라고 불렀다. 성실이 없다면 지혜의 가치는 떨어질 수 밖에 없다. 품어나는 꽃향기속에 행복하시길 빌며...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