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알은 밥그릇에 있어야 아름다워
밥은 원래 인간이 먹기위해 지은 것입니다.
따라서 밥은 밥그릇에 담겨 있어야 합니다.
밥은 밥그릇에 담겨 있어야 인간의 생명을
돌보는 제 값어치를 지닙니다.
그런데 밥이 모셔져야 할 마땅한 자리에
있지 않고 다른 데 있으면 문제가 생깁니다.
밥이 개 밥 그릇에 담기면 그만 더럽고
초라한 개 밥이 되고 맙니다.
밥 알이 사람의 얼굴이나 옷에
붙어 있어도 그만 추하게 느껴집니다.
밥이 밥 그릇을 벗어나
제 본연의 자리를 잃음으로써
동시에 제 본연의 소중함과
아름다움 조차 잃는 것입니다.
우리가 밥을 먹다가 땅 바닥에 흘린
밥을 잘 주워 먹지 않는 것도
더럽고 불결해 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실은 밥이 제자리를 벗어나 이미 밥으로써의
존재 가치를 상실했기 때문입니다.
보름달이 휘영청 뜬 바닷가에 버려진 흰 쌀밥이나
남의 집 대문 앞에 뿌려진 제삿밥이
신성하게 느껴지지 않고 지저분하고 추하게
느껴지는 것도 바로 그런 까닭입니다.
세상 모든 사물에는
제 있을 자리가 다 정해져 있습니다.
간장 종지에 설렁탕을 담지 않고
설렁탕 뚝배기에 간장을 담지 않습니다.
버섯이 아무리 고와도 화분에 기르지 않습니다.
인간도 자기 인생의 자리가 정해져 있습니다.
인간이라면 그 자리를 소중히 여기고
제대로 지킬 줄 알아야 합니다.
내가 내 마음속에 있어야지 다른 사람이나
짐승의 마음속에 있으면 내가 아닙니다.
그리고 내가 있어야 할 자리를 아는 것도 중요합니다만
있는 자리에서 분별있게 행동하는 것도 중요하지요.
봄비 (0) | 2013.01.25 |
---|---|
봄을 부르는소리 (0) | 2013.01.25 |
인생은 재를 남기는 모닥불 같은 것 (0) | 2013.01.25 |
내 가진 것 보잘 것 없지만 (0) | 2013.01.25 |
걱정은 팔자요 근심은 병이다 (0) | 2013.01.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