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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제6주일 - 제1독서(사도행전 15,1~2. 22~29) ; 양보와 동의

복음생각

by 巡禮者 2010. 7. 30.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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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제6주일 - 제1독서(사도행전 15,1~2. 22~29) ; 양보와 동의

발행일 : 2004-05-16 [제2398호]

“잘못된 고집.비합리적 신념

찾아내는 한주간 되길 기원”

합리적 정서 치료는 인간의 정서장애는 비합리적인 사고의 산물로 보는데 대표적인 이론으로는 성격의 A-B-C 이론이 있습니다. 여기서 A는 감정 유발 사건으로 어떤 사건이나 사실 혹은 다른 사람의 행동이나 태도 등을 말하고, B는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신념, C는 정서적 행동적 결과 혹은 반응을 말합니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은 결과는 적절할 수도 있고 부적절 할 수도 있는데 중요한 사실은 A란 사건이나 사실이 C란 정서적 결과를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신념(B)이 C의 원인이 된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면 어떤 사람이 이혼 후에 우울증에 걸렸다고 가정하면 이 이론은 우울반응을 일으킨 원인을 이혼 자체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이혼에 대한 그 사람의 신념에서 찾는 이론입니다. 그러기에 이 이론은 사건이나 결과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낳는 신념을 문제 삼으면서 신념이 비합리적인 것이라면 그것을 합리적이고 올바른 신념으로 변화시켜 그 사람을 성장시키는 이론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흥미롭게 관심을 가져야 하는 사실은 비합리적인 신념의 대표적인 것이 우리가 너무나 흔히 가지고 있는 절대당위라는 고집의 모습을 뛰고 있다는 점입니다. 즉, 완벽하게 「해야만 한다」, 혹은 절대적으로 그렇게 「해야만 한다」 등과 같은 것, 영어로 이야기하면 must, should, ought to 등이 대표적인 비합리적인 신념으로서 이러한 비합리적인 신념을 논박을 통해 새롭고 효과적인 신념으로 변화시키는 것이 이 치료의 핵심으로 이러한 논리는 우리 삶의 많은 부분에서 적용될 수 있는 이론이 아닐까 여겨집니다.

오늘 1독서는 초대교회가 가지고 있던 문제에 대한 합리적이고 신앙적인 해결과정을 보여줍니다. 초대교회가 가지고 있던 문제는 박해와 할례가 그것인데 이 두 문제는 매우 밀접히 연결되어 있습니다.

박해, 이는 막 뿌리를 내리려는 교회에 엄청난 재앙인 것만은 분명했습니다. 그러나 역설적인 사실은 이 박해가 교회의 성장을 방해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교회 성장의 계기가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즉, 박해를 피해 흩어졌던 사도들에 의해 신앙 공동체들이 형성되게 되고 이것이 교회 발전의 새로운 전기가 됩니다. 그러나 새롭게 신자가 된 사람들은 유다인들뿐만이 아니라 이방인들도 교회에 입교하게 되는데 여기서부터 유다인들의 전통적인 관습 즉, 구약의 율법이 문제가 되는데 대표적인 것이 할례 문제였습니다. 사실 이 문제는 비유다적인 오늘의 관점에서 보면 사소한 문제일 수도 있지만 그러나 유다인들의 관점에서 보면 구원과 직결된 문제요, 자신들의 신원의식과 밀접히 관계된 본질적인 문제였기에 자칫 잘못하면 교회가 분열될 수도 있는 엄청난 무게를 가진 문제였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예루살렘 사도회의가 열리게 되고 이러한 결론이 도출됩니다. 할례문제를 이방인들에게 강요하지 말자고, 그리고 이방인들은 우상에게 바쳤던 제물과 피와 목 졸라 죽인 짐승을 먹지 말고 음란한 행동은 금하자고 결정됩니다.

이러한 결론이 도출되기까지는 할례에 대한 신념을 바꾼 당시 교회 지도층을 이루고 있던 유다인들의 양보와 이스라엘의 관습에 대한 이방인들의 동의(후자의 3가지는 당시 이스라엘 민족만이 가지고 있던 독특한 관습임)가 낳은 합작품이지만 어떻든 서로가 자기의 고집을 주장하지 않고 뒤로 한 발짝씩 물러난 결과인데 이러한 결정에 의해 교회는 분열의 위기를 새로운 도약의 발판으로 삼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다시 이야기하자면 초대 교회 구성원들이 각자가 가지고 있던 「이러 저러 해야만 한다」라는 자신들의 신념에 가까운 오래된 관습을 고집 않음과 또 지금까지 자신들이 살아왔던 생활양식을 변화 시킬 수 있는 열려있는 마음, 그리고 타민족의 다양한 문화에 대한 포용력이 이러한 위대한 결정을 가져오는 계기가 됩니다.

1독서는 이러한 결론의 과정을 『성령과 우리들의 결정』이라는 짧은 말로 표현하고 있습니다만 어떻든 자신들의 살아오고 간직해 왔던 오래된 관습, 그럼으로 신념으로 굳어진 그러한 가치관을 너와 공동체를 위해 변화 시킬 수 있는 모습은 개인의 삶뿐 아니라 교회와 국가 공동체 안에서도 여전히 중요한 교훈인 것입니다.

『된 사람은 하늘 아래 일을 하면서 죽어도 이래야만 한다고 주장하는 법이 없고 또 이렇게 해서는 죽어도 안 된다고 주장하는 법도 없다. 다만 마땅함을 따를 뿐이다』란 공자님의 말씀을 되새기면서 하느님(성령)과 공동체 (우리)를 향해 마음을 개방함으로 자신들의 생각을 변화 시켰던 초대교회 신앙인들의 영웅적인 모습을 가슴 깊이 간직하면서 오랜 시간 너무나 익숙하게 가지고 있어 의식하지 못하는 우리들의 잘못된 고집과 비합리적인 신념을 찾아내는 한 주간의 삶이되기를 기원해 봅니다.

홍금표 신부〈원주교구 삼척종합복지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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