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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평화 위한 종교지도자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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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巡禮者 2011. 11. 6.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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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간 대화·일치로 참 평화 이루길”


 
▲ 교황 베네딕토 16세와 300여 명의 각 종교 지도자들이 10월 27일 아시시 성 프란치스코대성당 마당에 모여 평화를 위한 선언을 다짐하고 있다.
 
【아시시 외신종합】복자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1986년 성 프란치스코의 도시인 이탈리아 아시시에서 소집한 세계 평화를 위한 종교지도자 모임 25주년을 맞아, 지난 10월 27일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300여 명의 타종교 지도자들과 비신자 참석자들과 함께 아시시에 모여 '진리의 순례, 평화의 순례'를 주제로 세계 평화와 정의를 위한 묵상과 대화와 기도의 날을 가졌다. 이번 모임은 1986년, 2002년에 이어 세 번째로 마련된 것이다.

오전 8시 기차를 타고 바티칸을 출발한 교황과 여러 종교 대표들은 두 시간 남짓 지나 아시시에 도착해 '천사들의 성모 마리아 대성당'에서 '평화를 위한 증언'을 중심으로 오전 모임을 가졌다. 성당에 모인 많은 신자들은 외부 광장에 마련된 대형 스크린을 통해 모임을 지켜봤다.

환영 인사에 이어 1986년 첫 모임을 돌아보는 영상물을 함께 본 다음 교황이 초청한 종교 지도자들의 연설이 이어졌다. 연사에는 정교회 콘스탄티노폴리스 총대주교 바르톨로메오 1세와 성공회 캔터베리의 대주교 로완 윌리암스 대주교, 세계교회협의회 대표, 이스라엘 최고 랍비협의회 대표, 힌두교 대표와 처음으로 초대된 비신자 대표 등을 비롯해 한국의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도 포함됐다. 세계 불교 대표로 초청된 자승 스님은 영어로 한 연설에서 공존과 평화를 위한 생명과 문화, 평화, 나눔, 수행결사를 제안하고 동참할 것을 호소했다.

종교 대표자들은 지금 세계가 갈등과 전쟁뿐 아니라 모든 나라의 사회문화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훨씬 더 광범위한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는 불안감을 공통적으로 드러냈다. 환경 파괴, 빈부 격차, 문화적 전통의 붕괴, 테러리즘, 사회 취약층에 대한 새로운 위협 등을 우려스러운 상황으로 지적한 이들은, 세계 평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무력 분쟁을 제거하는 것 이상이 요구된다는 것을 어느 때보다 더 여실히 드러냈다.

바르톨로메오 1세 총대주교는 "아시시 모임 이후 25년 동안 미국의 9·11 테러와 '아랍의 봄' 민주화 운동이 있었지만 아직도 공동체들 사이의 긴장이 계속되고 있다"며, "현재 진행 중인 변화 속에서 종교의 자리는 여전히 애매하다"고 지적하고 "폭력을 저지르는 이들이 종교의 메시지와 상징을 왜곡하는 데 맞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진 연설에서 교황은 폭력을 정당화하기 위해 종교를 사용하는 것과 종교를 강요하기 위해 폭력을 사용하는 것, 그리고 하느님과 객관적 도덕 기준의 존재를 부정하는 데서 비롯한 '인간성 상실'로 폭력이 증대되는 것을 비난했다.

교황은 "그리스도인으로서 역사 안에서 그리스도교 신앙의 이름으로 힘을 사용해 온 것을 부끄러운 마음으로 인정한다"며, "모든 종교 지도자와 마찬가지로 그리스도인 지도자들은 자기 신자들이 신앙을 정화하여 세상에서 하느님 평화의 도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교황은 "하느님에 대한 부정은 인간을 타락시켜, 옳고 그른 것을 판단하는 기준을 빼앗고 폭력으로 몰아간다는 것을 나치의 수용소들이 분명히 보여줬다"며, 종교의 부재가 세계 평화에 대한 대답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오전 모임 이후, 교황은 각 종교 대표들을 포르지운콜라 수도원으로 초대해 밥과 채소, 샐러드, 과일과 주스 등으로 마련된 '소박한 점심 식사'를 함께 나눴다. 식사 후에는 개별 묵상과 기도를 위한 침묵 시간을 가졌다.

오후에는 성 프란치스코 대성당을 향해 걷는 수많은 젊은이들의 뒤를 따라 종교 지도자들도 버스를 타고 언덕으로 올라 이날을 마무리하는 예식을 가졌다.

교황청 종교간대화평의회 의장 장-루이 토랑 추기경은 오후 예식을 시작하면서, 아시시 모임을 통해 평화를 위한 희망이 다시 활기를 띠게 되었음을 확인하고 모든 사람이 평화의 증인이자 메신저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교황과 열세 명의 종교 지도자들은 한 명씩 돌아가며 평화를 위한 투신을 새로 다졌다.

이웃 사랑의 의무, 참된 신앙이 결코 폭력을 정당화하는 데 쓰여서는 안 된다는 확신, 다른 종교 신자들끼리 서로 존중하도록 신자들을 가르칠 책임, 종교 간 대화를 계속해야 할 필요성 등을 다짐한 다음, 마지막 순서로 교황이 '폭력은 이제 그만! 전쟁은 이제 그만! 테러리즘은 이제 그만! 하느님의 이름으로 모든 종교가 세상에 정의와 평화, 용서와 생명, 사랑을 가져오기를!'이라고 적힌 다짐문을 읽었다.

참석자들은 잠시 침묵을 가진 뒤, 평화를 상징하는 등을 받아들고 서로 평화의 인사를 나누며 비둘기를 날려 보내는 것으로 예식을 모두 마무리했다.

교황은 떠나기 전, 참석한 종교 지도자들에게 "우리는 앞으로 계속 만나고, 이 대화의 여정 안에서 계속 일치를 이룰 것"이라고 인사했다.


 
▲ 프란치스코회 수사들이 평화의 상징인 비둘기를 날리고 있다.
 


 
▲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10월 28일 바티칸에서 각 종교 지도자들과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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