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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기똥풀 / 시

동물식물자료/자연 야생화

by 巡禮者 2010. 11. 1.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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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기똥풀 / 신순애


어째서 애기똥은

금박처럼 반짝일까

 

그것은 어쩌면은

천진한 마음일 걸


홍진에 물들지 않은

청아한 웃음일 걸.



 

 

 

 

애기똥풀 / 안도현


나 서른다섯 될 때까지

애기똥풀 모르고 살았지요

해마다 어김없이 봄날 돌아올 때마다

그들은 내 얼굴 쳐다보았을 텐데요


코딱지 같으 어여쁜 꽃

다닥다닥 달고 있는 애기똥풀

얼마나 서운했을까요


애기똥풀도 모르는 것이 저기 걸어간다고

저런 것들이 인간의 마을에서 시를 쓴다고


 

 

 

 

 

애기똥풀꽃 / 복효근


어디 연꽃만이 연꽃이겠느냐

집 뒤꼍 하수로가에

노랗게 핀 애기똥풀꽃 보라

 

어릴적 

어머니 말씀

젖 모자라 맘죽만 먹고도

애기똥풀 노란 꽃잎같이

똥만은 예쁘게 쌌더니라

 

황하의 탁한 물

암소가 마시면 우유가 되고

독사가 마시면 독이 된단다

그래, 잘 먹는 일보다

잘 싸는 일이 중한 거여

 

이 세상 아기들아

잘 싸는 일이 잘 사는 일

시궁창 물가에 서서도

앙증스레 꽃 피워 문

애기똥풀 보아라

어디 연꽃만이 연꽃이겠느냐


 

 

애기똥풀꽃 / 권달웅


꽉 막힌 추석 귀향길이었다

참아온 뒤를 보지 못해


다급해진 나는 갓길에 차를 세우고

산골 외진 숲 속에 뛰어들었다


벌건 엉덩이를 까내리자

숲 속에 숨었던 청개구리가 뛰어 올랐다


향기로운 풀내음 속에서

다급한 근심거리를 풀기 위해

혼자 안간힘 쓰는 소리를 듣고

풀벌레들이 울음을 뚝 그쳤다

조용해, 저기 사람이 왔어


살다보면 삼라만상의 복잡한 일 중

더러운 일 한두 가지가 아닌데

사람이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처럼

참으로 어려운 건 똥 참는 일이다


참으로 시원한 건 똥 싸는 일이다

숲 속의 노란 애기똥풀꽃이 웃었다

- 계간 <유심> 2005년 가을호

  

 

 

애기똥풀 / 김신오


아가가 배설한

몽글몽글한

배변 한 무더기


냄새를 맡으며

노란 색깔이 건강하다고

손에 들고 웃는다


보기도 아까운 내 새끼

눈물 나게

젖가슴으로 전해오는 짜릿함


아무도 넘보지 마라

에미 가슴에 핀

저 찬란한 꽃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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