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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 가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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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巡禮者 2013. 2. 28.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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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 가르기.

 
 
 
인생살이 하면서 편 가르기 떠날 날이 있었던가?
 
삶을 살아오면서 편 가른다는 말에 고개를 좌우로 젓지 못하고
위아래로 끄덕일 때가 더 많다는 생각을 해 본다.
 
요즘 말로 소통하고 살아야 한다 하면서도 뒤로 돌아서면 겉 다르고 속 다른
꼼수가 눈에 드러나도록 보이는 현실이 안타깝다.
 
우리 사회에 만연하는 학연.
누가 묻지도 않았는데 내 후배야.
그럼 어느 학교?
물어보면 뭘 해? 내로라하는 학교지.
 
누가 물어보면 날카로운 지연.
속으론 칼날을 세워 살면서 이젠 그런 것 따지지 말자는

 

사람들의 입김은
돌아서면서 상처를 내곤 하는 것이 더 안 서럽다.
 
말소리 듣고 금방 알아보는 지연의 끈적거림은 고향 까마귀 등 타고
아늑한 향수의 아름다움만 있길 비는 간절한 마음은 짧게 남은

 간절한 소망이기도 하다.

 
이 사람 왕년에 잘 나간 사람이야.
공직에서 위세를 떨던 친구야.
전관예우는 아니더라도 퇴직을 했는데도 한해 분 정도의 위로금을

 지원해주는 좋은 직장에서

정년을 맞이하고 여유롭게 제2의 삶을 준비하는 사람이야.
 
퇴직금도 많을 텐데 원.
무슨 위로금이 또 있어 글쎄?
 
사업하면 뭘 해.
원가 세금 인건비에 물가 상승률 따져 보면 남는 게 뭐 있다고?
맘에 차지 않으면 주먹 쥐고 손 높이 쳐들며 삿대질을 마구 해 대는데
죽도록 돈 벌어 인건비 주는 것도 모르고 받아 보면 적다고 하니

 어쩌면 좋단 말인가?

 
죽도록 일해주면 뭘 해.
돈 벌어 자기 배만 불리고 일한 사람을 우습게 아는지

  겨우 먹고살 정도의 임금만 주고선

생색은 더럽게 낸단 말이야.
그러니 삿대질 안 하게 생겼느냐고?
 
어떤 사람은 세금 많이 내는 백성이 되라고 하지만
세금 내면서 세금이 올바르게 쓰이길 비는

 마음은 편치가 않을 때가 많다.

사람 모이는 곳이면 왜 이렇게 편 가르기가 자행되는지 알 수가 없다.
 
심지어 인터넷에서까지 그런 느낌을 받으며

 스트레스를 받는 분들이 늘어간다.

 


이제 글을 올리는 한 사람으로서 글 길에도 그런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오프라인 모임에서 안면을 익힌 사람들.
그들의 입은 바른 입과 비뚤어진 입이 교차한다.
내 입은 바르고 상대방 입은 비뚤어져 있다고 주장하면서 부르튼 입이
어중간해 보일 때 난감해진다.
 
남의 글 읽고 마음에 차지 않으면 그냥 지나가면 될 것을 가지고
콩을 놓고 팥을 놓으며 검은 비료를 주어 본들 올바른 새싹이 돋아나기가
어렵다는 생각을 해 본다.

 

글을 써 올리면서 읽는 분들의 마음을 다 채울 수가 없는 안타까움이 있다.
본의 아니게 글의 전개과정에서 학연 지연 직장 취미 등등 여러 형태의
자신도 모르게 이야기 꼬리를 잇다 보면 어느새 인터넷의 클릭은

 다른 공간을 찾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심지어 춤을 좋아하는 취미를 가지고 살아가는 황혼의 설레 임에도
가시 돋은 입방아의 편 가르기는 여기도 그냥 지나치질 않는다.
춤만 잘 추면 뭘 해 사람이 좋아야지.
언제 사람까지 알아봤는지 사람을 놓고 편 가르기가 시작된다.
 
이제 인생길 막바지까지 와 있는 현실에서도 편 가르기에 몰두하면

남은 인생길 흙탕물 될까 봐 요즘은 어른 행세를 하기 시작한다.

 
어느 분이 이렇게 물었다.
성씨가 뭐요?
무슨 개똥인데요.
그럼 종씨네요.
알고 접근한 그 마음에 동질감을 느낌은 왜일까?
그래서 친해지고, 잘한다는 칭찬에 마음 문 열고,

 그러다 밥 먹고 입방아 놓다 그만

누구는 어떻고 속설로 무장한 입심에 항복하고 편 가르기에 동참한다.
한참을 이야기하다 보면 눈에 보이는 편 가른 상태를 확인할 수가 있다.
 
그래서 이젠 요령이 생겼다.
날 제대로 보지 않는 상대를 찾아가 구십 도로 먼저 인사를 한다.
속으로 예쁘게 봐 달라고 아부하는 것이다.
마음에도 없는 칭찬을 입에 바른 소리로 해 주면서 친근감을 유발하도록
여우 짓을 한다.

 

그러다 마음 문이 열리는 낌새를 보면 일침을 가해 평온을 이끌어 낸다.
편 가르기는 또 다른 편 가르기를 유발하니 춤추다 내 발 밟아도 참아 줄 테니 아름다운 마음으로 여울져 보자고 졸라댄다.
 
눈 안에 들어온 이물질의 마틀거림은 눈물로 녹여내야 하고
귀에 딱지 앉은 듣고 싶지 않은 소리는 면봉으로 곱게 닦아내야 한다.
 
나부터 편 가르기에 서지 말고, 편 갈라진 중간에 서서 고리를 맬 때 무조건 단단히 매려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갈라진 상처의 깊이에 새살의 돋음을 도와줄 착한 자세의 마음이 필요한 것 같다는 생각에 머문다.
 
내 마음의 변화는 이웃의 사랑을 낳게 하고, 이웃의 사랑은 건강한 사회를 형성하게 되니편 가른 것도, 편 가르기 당한 것도 모두가 나 때문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본다.
 
그래서 무엇을 하든지 행하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하는 버릇이 생겼다.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서 숙고하는 버릇을 습관화한다.

-글소리에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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