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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삶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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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巡禮者 2012. 3. 26.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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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사랑은 아니라도
아내가 끓이고 있는
된장찌개 냄새를 좋아하고
간혹 그릇이 달그락거리는 소리도
아름답게 들리는 삶은 어떨까요.

간혹 다투기도 하지만
언제 그랬느냐는 듯
마주 앉아 서로의 눈동자를 바라보며
함께 있는 자체를 감사하는 삶은 어떨까요.

날마다 날마다는 아니지만
생일날 한 번, 속옷을 내놓으면
마냥 기뻐하여 다음 생일 때까지는
선물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삶은 어떨까요.

이사 갈 것 같지는 않지만
간혹'우리 시골집으로 이사갈까'하면서
온 가족이 모여 앉아
새로운 보금자리를 꿈꿔 보는 삶은 어떨까요.

복권이 당첨되어
형편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조금씩 아끼고 모아
작은 오디오라도 장만하여
그 소리에 일 년 동안 감탄하는 삶은 어떨까요.

종일 햇볕이 드는 건 아니지만
한낮에 잠시라도 햇볕이 들면
'아! 햇볕이 좋다'하며 창문을 열고
이부자리 말리며 행복해 하는 삶은 어떨까요.

전화 통화를 다 듣는 건 아니지만,
옆에 있다 간간이 들리는 말을 듣고
누군지를 물어보고, 무슨 일인지 알아보고,
함께 기뻐하고, 같이 걱정하는 삶은 어떨까요.

먼 나라 찾아가는 여행은 아니지만
귤 네 개, 커피 두 잔, 물 한 병 배낭에 넣고
가까운 산에라도 올랐다 내려오면서
'욕심 버리고 살아야 한다'고
다짐해 보는 삶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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