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지갑은 왜 만지니
초등학교 5학년인 아들이 국수를 너무 좋아합니다.
그래서 우리 집 일요일 메뉴는 늘 국수입니다.
그런데 지난 일요일 점심때 국수가 떨어져 아들에게
“슈퍼마켓에 좀 다녀와라. 국수와 호박라면 좀 사 올래?”
했더니 좋아서 어쩔 줄 몰라 하며 돈을 달라고 했습니다.
지갑을 열어 보니 달랑 1만원이 들어 있었습니다.
슈퍼마켓에 다녀온 아들이 잔돈 2500원을 보조 식탁에
올려놓고는 살며시 방에 들어갔다 나오더니 제 지갑을
만지작거렸습니다.
제가 “엄마 지갑은 왜 만지작거리니?”
했더니 다시 방으로 들어갔습니다.
이상하다 싶어 지갑을 열어보니 1만원이 들어 있었습니다.
제 지갑에 돈이 없는 것을 보고 자기 용돈을 슬쩍 넣어
두고 간 것이지요.
마음이 너무 아파 아들을 불렀습니다.
아들을 보는 순간 눈물이 나오려고 해 그냥
“엄마 지갑에 돈 없다고 걱정하지 않아도 돼” 하며
안아주었지만 속으론 한없이 울었습니다.
6년 전 남편이 희망퇴직을 하고난 뒤 마땅히 하는 일이
없어 지금까지 조금 힘든 생활을 하고 있는데 아들은
그게 신경 쓰였나 봅니다.
예쁘고 사랑스러운 우리 아들 그리고 딸에게 엄마가 많이
사랑해 주지도 못하고 좋은 것도 사 주지 못해 미안합니다.
소금 3퍼센트가 바닷물을 썩지 않게 하듯이
우리 마음 안에 있는 3퍼센트의 고운 마음씨가
우리의 삶을 지탱하고 있는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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