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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현대인들은 한약에 과학적 근거를 요구하고 있다”

한의약 이야기/한약이야기

by 巡禮者 2013. 9. 30.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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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철 교수(경희한의대 본초학교실 주임교수/대한본초학회장/㈜뉴메드 대표이사)

 

1.“현대인들은 한약에 과학적 근거를 요구하고 있다”

칼럼을 시작하며…

한약은 한의사들이 사용하는 주된 치료수단 중 하나이다. 비약물요법이 발달된 서양의학에 비하면 한의학에서 한약의 위치는 매우 중요하다. 최근 들어 유기농 식품이나 천연비타민, 천연화장품 등 자연주의가 각광받고 있지만, 정작 치료에 있어서는 천연물인 한약을 선호하는 사람들은 줄고 있다. 

이는 한의원에 대한 일반인들의 신뢰가 떨어진 때문이다. 사람들이 한약을 싫어하는 이유는 중금속이나 농약 등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았다거나 효능을 믿지 못한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한약보다는 오히려 근거가 더 부족한 홍삼제품이나 건강식품을 더 신뢰한다고 하니 더욱 안타까운 일이다. 현대인들은 한약에 대한 과학적인 근거를 요구한다. 이제는 동의보감에 수록된 처방이라고 하여 사람들이 쉽게 신뢰하지 않는다. 

한약 연구는 최근 우리나라뿐 아니라 중국, 일본을 비롯하여 유럽이나 미국 등에서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다. 한약의 재배, 가공 등으로부터 신약 개발 등에 대한 연구들까지 포함하면 하루에도 평균 수십건씩 한약의 효과를 뒷받침하는 과학적인 연구결과들이 세계적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이 지식들이 정작 한의사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어 응용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의학 분야에서 직접 연구를 하지 못하더라도 외부에서 막대한 연구비를 들여 연구한 결과 조차 활용되지 못한다는 사실은 과학에 근거한 한의학이 더욱 절실한 작금의 상황에 비추어 이는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어떤 학문이든지 발전을 위해서는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은 당연하며, 한의학의 발전 역시 연구를 통하여 비약적으로 될 수 있을 텐데도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다.

물론 한의학은 환원론을 근간으로 하는 서양의학과는 다른 철학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이론 자체를 과학적으로 입증하기에 어려운 것들이 많다. 한약은 환원론이 아니라 기미론에 바탕을 두고 사용되지만, 과학적으로 연구된 결과를 잘 이용하면 환자치료 효과를 높이고 일반인에게 근거를 잘 이해시킬 수 있다. 

예를 들면 마황은 오래 쓰면 내성이 있나? 부자의 포제는 어떻게 하면 독성이 적고 효능이 높아지나? 인삼은 부작용이 있나? 복분자는 언제 채취하는 것이 가장 좋은가? 하수오는 어떤 종을 쓰는 것이 효과적인가? 인삼은 당뇨병에 얼마나 효과가 있나? 한약의 용량은 어느 정도가 적당한가? 환산제와 탕제의 차이점은? 인삼은 당뇨에 효과가 있나? 감초는 스테로이드가 함유되어 있는가? 

이렇게 한의사들이 의문을 가지는 문제들 중 이미 상당 부분 연구된 결과를 토대로 한의사들에게 올바른 한약정보를 제공하고자 칼럼을 연재하게 됐다. 앞으로 한약의 기원, 포제, 효능, 부작용, 응용법, 임상효과 등 다양한 한약 관련 주제를 다루고자 한다. 칼럼 내용과 관련하여 잘못된 내용이 있거나 다루고자 하는 주제가 있을 경우 동학제현의 아낌없는 조언을 기다린다.


▶김 호 철 교수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을 졸업한 후 본초학교실 조교를 거쳐 현재 본초학교실 주임교수로 있다. 서울의대 약리학교실, 중국산동성부속병원 제제실, 미국 코넬의대 분자신경생물학실험실 등을 거쳐 최근에는 존스홉킨스의과대학 중풍치매센터에서 교환교수를 하였다. 한약표준화 및 제제 연구를 비롯하여 중풍치매 치료를 위한 신경보호, 소아성장, 발기부전치료 등의 연구를 하고 있으며 200여건의 국내외 논문과 40여건의 국내외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경희대 BK21 동서의학대학원 한방신약개발팀장을 맡으면서 한약신약개발 연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하여 한방화장품 아모레퍼시픽 ‘설화수’ 개발, 혈관성치매 치료제 기술이전, 인지기능개선 건강기능식품 개발 등의 산업화 실적이 있다. 
현재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연구부학장, BK21한의과학사업단장, 한의학연구소장, 그리고 한방신약개발 벤처기업 ㈜뉴메드 대표이사 등을 겸하고 있으며, 대한본초학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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