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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부자(附子)의 회양구역(回陽救逆) 효능

한의약 이야기/한약이야기

by 巡禮者 2013. 10. 2.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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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부자(附子)의 회양구역(回陽救逆) 효능

 

 

응급 상황에 주로 사용되는 ‘회양구역’ 작용은 부자(附子), 인삼(人參), 건강(乾薑)에 주로 있는 효능으로 보양(補陽) 효능과는 다른 개념이다. 회양구역은 양을 다시 돌아오게 함으로써 사지가 궐역한 증상을 치료한다는 뜻으로 ‘망양증(亡陽證)’에 주로 응용된다.

 

망양증이란 땀이 나는데 서늘하고, 호흡이나 기력이 미약하며, 사지가 싸늘하고 맥이 끊어질 것 같은 증상 (汗出淸冷, 呼吸氣微, 四肢厥逆, 脈微欲絶)을 말한다. <영추(靈樞)·경맥(經脈)편>에서 “육양(六陽)의 기가 끊어지면 음과 양이 서로 분리되어 주리가 발설하게 되어 땀이 나게 된다”라고 그 기전을 설명하고 있다.

 

부자는 신열(辛熱)하고 순양(純陽)의 성질을 가지고 있어 망양증을 치료하는데 가장 좋은 약이다. <본초경독(本草經讀)>에 “부자는 매운 맛과 따뜻한 성질을 가지고 있는데 부자를 복용하면 화(火)의 속성이 매우 빠르게 발산하여 도달하지 않는 곳이 없기 때문에 회양구역의 제일 가는 약이다”라고 하여 부자의 회양구역 효능을 설명하였다.

 

부자는 회양구역의 효능으로 쓰일 때 인삼의 ‘독삼탕’ 처럼 ‘독부탕’으로 하여 단방으로 쓰이기도 하지만 다른 약물들과 종종 배합되어 사용된다. 건강과 감초(甘草)가 배합된 <상한론(傷寒論)>의 사역탕(四逆湯)은 회양구역의 대표적인 처방이다. <교주부인양방(校注婦人良方)>의 삼부탕(蔘附湯)도 대보원기(大補元氣)하는 인삼과 함께 부자가 배합되어 회양구역한다.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겠지만 망양증이란 서양의학에서는 순환성 쇼크 등으로 인한 심력쇠갈(心力衰竭)과 관련성이 깊다. 그리고 망양증을 치료하는 회양구역 효능은 강심작용과 연관지을 수 있다.

 

실제로 부자는 항쇼크 작용이 있어서 출혈성 쇼크, 내독소에 의한 쇼크, 심장성 쇼크, 저산소성 쇼크, 혈관전색성 쇼크 등의 각종 실험적 쇼크에 대해 평균동맥압을 높이고 생존시간과 생존율을 높인다.

 

이는 부자가 혈관을 부분적으로 확장시켜 미세순환을 개선하기도 하고 또한 혈관을 수축시켜 혈압을 높이는 이유도 있지만 부자가 가지고 있는 강심작용 때문이다. 부자는 동물실험에서 개구리, 토끼, 기니피그, 흰쥐 등의 적출 심장에 대하여 강심작용이 있어서 중국에서는 부자를 주사제로 제제화하여 망양증에 사용한다. 삼부탕(參附湯) 주사제는 심장이 쇠약한 기니피그에 정맥주사하면 예방과 치료작용이 있다는 연구가 있다.

 

 

 

 

그런데 부자의 강심작용의 주성분은 독성성분으로 잘 알려진 아코니틴이 아니라 하이겐아민(higenamine)이라는 성분이다. 하이겐아민은 β수용체에 친화력이 있어 β수용체의 부분효현제가 된다.

 

그래서 배양된 심근세포의 박동수를 증가시키고 심박동실조를 개선한다. 하이겐아민 역시 부자와 마찬가지로 항쇼크 작용이 있어 관상동맥폐색으로 인한 심장성 쇼크를 일으킨 동물의 혈류량을 높이고 심정맥압을 낮추는 등 심기능을 뚜렷하게 개선한다.

 

생부자 침출액은 대량의 아코니틴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심근에 대하여 뚜렷한 독성 작용을 나타낸다. 그런데 오랜 시간 끓이면 아코니틴이 아코닌(aconine)으로 바뀌어 독성이 크게 감소하지만, 강심작용은 비록 끓이거나 포제를 거치더라도 파괴되지 않는다.

 

그 이유는 하이겐아민이 이 열에 비교적 강하기 때문에 오래 끓이거나 포제하여도 줄어들지 않기 때문이다. 하이겐아민은 부자의 품종, 산지, 채집시기의 차이에 따라 함량의 변화가 매우 크다. 따라서 어떤 종류의 부자를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회양구역 효능이 크게 차이가 날 수 있다.

 

결론으로 말하자면 부자의 회양구역효능은 함유되어 있는 하이겐아민의 강심작용과 깊은 관련이 있으며, 이는 망양증을 치료하는 약리적 근거가 된다.

 

물론 하이겐아민 성분 하나만으로 부자의 치료작용을 모두 설명할 수는 없겠지만 회양구역의 지표약리 성분으로 알고 있으면 임상에서 품질을 평가하거나 용량을 설정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며 포제법연구나 제형개발 등에도 참고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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