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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은 여러 시대에 걸쳐 여러 사람들에 의해 저술되었다

한의약 이야기/한약이야기

by 巡禮者 2013. 10. 2.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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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은 여러 시대에 걸쳐 여러 사람들에 의해 저술되었다

 

신농본초경은 이미 잘 알려져 있듯이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본초학서적이다. 어떤 약물이 얼마나 오래 전부터 사용되었는지는 이 책에 수재되어 있는지를 보면 알 수 있을 정도로 약물이 사용되기 시작한 시기를 밝히는데 중요한 역사적 가치가 있다. 그리고 이 책에 수록된365종 약물 중 200종 정도는 현재 상용되는 약물로서 이 책에 기재된 치료효과가 확실하고 글이 간단하여도 뜻이 깊어서 중요한 약물학적 가치가 있다. 

이렇게 역사적·약물학적 가치 때문에 후세에도 본초 분야의 경전으로 남아 있다. 본초서에‘경(經)’이라고 이름붙인 것은 전문서라는 의미와 규범이 된다는 의미이다. 이 책은 줄여서 ‘본경(本經)’, ‘본초경(本草經)’, ‘신농본초(神農本經)’ 등으로도 불린다. 하지만 본초서명에 ‘본경(本經)’이라는 이름이 있다고 하더라도 신농본초경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 경우도 있다. 

특히 명·청의 책 중에서 <본경소증(本經疏證)>이나 <본경봉원(本經逢源)> 같은 책들은 신농본초경에 있는 약물들만 설명한 것이 아니므로 신농본초경의 편집본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런데 신농본초경에 대하여 잘못 알고 있는 몇가지 사실들이 있다. ‘신농본초경’이라는 책 이름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은 신농씨가 저술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신농본초경은 신농씨의 저술도 아닐뿐더러 어떠한 사람이 저술한 것이 아니다. 

‘염제(炎帝)’라고도 불리는 신농씨는 황제와 함께 중국의 시조로 알려져 있는 사람이다. 그래서 중국 사람들은 자신들을 ‘염황의 자손’이라고 말한다. 전설에 의하면 황제와 염제가 싸움을 하였는데 황제가 승리하여 염제는 황제의 신하로 들어갔다. 이에 황제는 염제인 신농에게 농사를 가르치게 하였다.

회남자·수무훈(淮南子·修務訓)에는 “신농씨가 이에 백성들에게 오곡을 파종하는 것을 가르쳤는데 땅의 건조함과 윤택함, 비옥함, 높고 낮음 등을 가르쳤다. 그리고 백초의 맛과 물의 달고 쓴 맛을 직접 맛보아서 사람들에게 먹을 수 있는 것과 없는 것들을 가르쳤다. 이 때 하루에 70여 가지의 약을 맛보았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그래서 신농씨는 전설 속의 농업과 의약의 발명자로 알려져 의약서나 농업 전문서에는‘신농’이라는 이름을 빌리는 경우가 많다. 

전설적으로 신농씨가 살았던 시기는 지금부터 약 6000년 전이며 문자가 발명되어 책이 저술되기 시작한 것은 약 2000여년 전이기 때문에 책은 아직 문자가 없었던 신농시대에 만든다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그리고 6000년 전의 신농씨가 4000년을 살아서 신농본초경을 저술했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

그래서 신농본초경은 오랜 동안 구전되어 온 사실들이 문자가 만들어지면서 모아서 책으로 만들어졌을 것이라는 이론이 합리적이다. 이 신농본초경을 정리하는데 역할이 컸던 도홍경(陶弘景)은 군현의 명칭이동한 시대에 사용되었기 때문에 이 시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장중경의 <상한잡병론>에도 이 책명이 나오지 않는 것으로 보아 한나라 때에 발전되어 완성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며, 또 이 책에 수록된 약물들은 중국 전역에 고루 분포하는 약물이기 때문에 대개 진한(秦漢)시대 통일 이후인 서한 시기에 형성되어 동한시대 의약전문가가 정리하였을 것으로 생각된다. 

신농본초경은 언제 원본이 존재했는지는 알기 어렵다. 현재 습관적으로 말하는 약물 365종은 대부분 도홍경이 서록, 상, 중, 하로 나누어 <신농본초 4권>으로 정리한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현재 이 책도 볼 수 없다. 본경의 소실된 정확한 목록을 찾는 것은 현재에도 어려울 뿐 아니라, 한나라 때도 본경의 정본이 없었기 때문에 불가능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래서 <신농본초경>이라는 실제 원본은 없었으리라고 주장하는 학자도 있다. 현재 우리가 볼 수 있는 <신농본초경>은 대부분 청나라 때 손성연 등이 증류본초 등의 본초서에서 편집하여 만든 것이다.

신농본초경 총론 13조 원문에는 삼품분류법을 비롯하여 군신좌사(君臣佐使), 칠정(七情), 사기(四氣), 오미(五味), 채조시월(採造時月), 진위진신(眞僞陳新), 약성조제의기(藥性調劑宜忌), 용약찰원(用藥察源), 독약용법(毒藥用法), 용약대법(用藥大法), 복약시간(服藥時間), 대병지주(大病之主) 등이 수록되어 있어 후세 본초이론 발전에 매우 큰 영향을 끼쳤다. 한약을 연구하는 사람이라면 신농본초경이 아주 오랜 옛날부터의 의약 경험이 문자가 발명되면서 자연스럽게 여러 시대에 걸쳐 여러 의가들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알아둘 필요가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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