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 적응실험을 통해 4년 만에 우화한 5마리(위)와 실험실에서 인공증식을 통해 7개월 만에 우화한 암컷 장수하늘소(맨 아래)
영월군 천연기념물곤충연구센터가 최근 천연기념물 제218호이자 멸종위기 1급 곤충인 장수하늘소의 야외 적응 반복실험에 성공했다.
문화재청과 영월군으로부터 장수하늘소 증식 복원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센터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야외 케이지에서 수컷 2마리와 암컷 3마리 등 모두 5마리의 장수하늘소가 산란한지 4년 만에 성충으로 우화(羽化)해 야생에서의 장수하늘소 생활사에 대한 중요한 사실을 확인했다.
그동안 장수하늘소는 국내 뿐만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에서조차 야생에서 정확히 몇 년 만에 성충이 되는지에 대한 기록이 없었다.
센터는 이 의문을 풀기 위해 지난 2017년부터 센터 부지 내에 야외 케이지를 만든 뒤 미루나무와 신갈나무 등 각각 다른 기주목에서 실험을 진행한 결과, 알에서 성충까지 평균 4년 걸린다는 사실을 두 차례 반복 실험을 통해 규명하는데 성공했다.
야생에서의 생활사(Life cycle)규명은 향후 자연에 멸종위기종을 방사하기 전에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다.
이에 앞서 센터는 체계적인 야외실험을 거쳐 지난해 7월 세계 최초로 장수하늘소의 애벌레 시기인 유충기가 3년~5년이라는 사실을 밝히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이대암 센터장(곤충박물관장)은 지난 6년에 걸친 이번 실험 결과에 대해 오는 11월 초쯤 미국 동부 메릴랜드(MD)주에서 개최되는 미국곤충학회(ESA)의 2023년도 학술대회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 장수하늘소 만지기 체험을 하며 즐거워하는 아이들
이 센터장은 “다음 목표는 현재 공사 중인 체험실이 완성되는 즉시 천연기념물곤충연구센터를 과학관으로 등록한 뒤 전국의 청소년들에게 살아 있는 장수하늘소를 영월에서 연중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4~5년 동안 나무 속에서 유충기(幼蟲期)를 보내는 장수하늘소는 정작 성충으로는 1~2개월 밖에 살지 못하기 때문에 고도의 인공 증식기술이 필요하다”며 “하지만 센터는 이미 이에 대한 인공증식 기술을 확보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한편 센터는 최근 S-Oil 주관으로 전국대학생천연기념물지킴이단과 영월초 5학년생 100여명을 대상으로 장수하늘소 유충과 성충 만지기 체험을 성황리에 실시해 호평을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