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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6) ‘예수님의 거룩한 변모 사건’/ 최인각 신부

복음생각

by 巡禮者 2011. 4. 2.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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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생각] (716) ‘예수님의 거룩한 변모 사건’/ 최인각 신부

사순 제2주일 (마태오 17, 1-9) 삶의 희망 잃지 않기
발행일 : 2011-03-20 [제2738호, 10면]

먼저, 지진과 쓰나미로 고통을 받고 있는 일본 국민에게 주님의 위로와 평화가 있기를 바라며 기도합니다(잠시 기도합시다).

저는 오늘 복음의 주제인 ‘예수님의 거룩한 변모 사건’을 ‘육하원칙’에 입각하여 묵상하면서 새롭게 조명해 보았습니다. 이를 통해 주님께서 가르치시는 바를 가슴에 새기며, 새사람이 되고자 다짐해 봅니다.

* 누가 : ‘예수님의 변모 사건’의 주인공은 예수님입니다. 그런데 그 내면을 자세히 살펴보면 하느님 아버지께서 총진행을 맡고 계심을 알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높은 산에 올라 영광스럽게 변하여, 모세와 엘리야와 이야기를 나누고, 베드로의 기쁨의 고백을 듣고, 제자들에게 용기와 격려를 해 주시며 이 사건에 대해 함구령을 내리십니다. 하지만, 이 사건의 실제 연출자는 하느님이십니다. 하느님께서 구름 속에서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라는 말씀으로 이 사건의 주관자는 당신이심을 드러내십니다.

* 언제 : 이 사건은 예수님께서 당신이 많은 고난을 받고 죽임을 당하였다가 사흗날에 부활할 것이라고 제자들에게 예고한 뒤, 당신을 따르기 위해서는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하며, 당신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과 그 보상을 받으리라고 말씀하신 뒤에 일어난 사건입니다. 이를 통해 예수님의 거룩한 변모 사건은 평화로운 가운데 이루어진 기쁨의 사건이 아니라, 긴박감이 도는 가운데 이루어진 사건임을 알 수 있습니다.

* 어디서 : 이 사건의 발생 장소는 높은 산입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높은 산’은 평야 지대에 솟아 있는 산으로, 그 정상에 오르기 위해서는 많은 땀을 흘려야 하지만, 정상에서 보이는 넓은 평야의 모습은 가슴을 확 트이게 할 정도로, 아름다움과 거룩함이 밀려오는 곳입니다. 성경에서 ‘산’은 하느님의 거룩하고 영광스러운 현존을 체험하고, 하느님으로부터 특별한 사명을 부여받는 장소로 표현됩니다. 대표적으로 구약의 모세가 율법을 받았던 시나이 산이 그렇고(탈출 19,1-34,28), 엘리야가 자신에게 주어진 예언의 임무를 부여받은 하느님의 산인 호렙 산이 그렇습니다(1열왕 19,1-18). 이처럼 예수님의 변모 사건은 세상 한가운데서 일어났다기보다는 하느님과 마주할 수 있는 곳에서 이루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무엇을 :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얼굴이 해처럼 빛나고 옷이 빛처럼 하얘진 모습, 모세와 엘리야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보여주십니다. 이러한 모습은 구약의 모세가 시나이 산에서 하느님을 만나고 내려왔을 때의 모습이며, 엘리야가 하느님의 권능에 싸여 바알신과 그 거짓 예언자와 대적하여 승리할 때의 모습과 흡사합니다. 예수님은 하느님의 아들로서 권능을 지니고 있음을 드러내는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 어떻게 : 하느님께서는 예수님의 거룩한 사건을 전개하는 데, 성경의 전통적인 계시 방법을 사용하십니다. 인간의 영역을 넘어서는 광경과 표징을 통해서 예수님의 존재를 영광스럽고 거룩하게 계시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예수님의 얼굴을 해처럼 빛나게 하고, 옷을 빛처럼 하얘지게 하셨으며, 구약의 율법과 예언을 대표하는 모세와 엘리야를 만나게 해 주며, 모든 사람이 두려워 얼굴을 땅에 대고 일어나지 못할 정도의 큰 소리로 구름 속에서 증언하십니다. 이는 하느님께서 직접 나서서 당신의 아들 예수님을 영광스럽게 계시해 주는 모습입니다.

* 왜 : 하느님께서 특별한 계시방법으로 예수님의 영광스럽고 거룩한 변모를 보여주신 이유는, 당신께서 사랑하시는 아들의 가르침을 잘 듣고 따르는 것이 당신의 뜻을 따르는 것임을 알려주기 위함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구름 속에서 울려 퍼지는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라는 하느님의 음성을 통해 확연히 드러납니다.

이처럼 예수님의 거룩한 변모 사건을 재조명해 보면서 다가오는 가르침을 되새기며, 저 자신에게 이야기합니다.

‘인각아, 세상이 너를 아무리 힘들게 하더라도, 하늘의 별처럼 빛나리라는 희망을 잃지 말자! 현실이 너를 얽어매려고 해도 뜻만큼은 높고 거룩한 곳에 두고 땀 흘리며 살아 보자! 주어진 순간에 감사의 마음을 갖고 한 번 웃어보자! 그러다 보면 너는 새로운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고, 너를 통해 많은 이가 복을 받을 것이다. 너는 그것을 믿고 있겠지?’


최인각 신부 (수원가톨릭대학교 학생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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