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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1) 예수 부활이 기쁜 다섯가지 이유/ 최인각 신부

복음생각

by 巡禮者 2011. 4. 26.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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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생각] (721) 예수 부활이 기쁜 다섯가지 이유/ 최인각 신부

예수 부활 대축일 (요한 20, 1-9) 예수 부활하셨도다!
발행일 : 2011-04-24 [제2743호, 10면]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신 예수님의 사랑이 가득하기를 기도합니다. 알렐루야!

예수님의 부활을 온 세상 피조물이 다 기뻐하는 듯합니다. 연푸른 새싹들과 아름다운 꽃들이 봄기운에 흥겨워 기뻐 춤추고 있습니다. 아지랑이 저편에서, 어미 닭의 온기와 정성으로 부화한 노란 병아리들이 엄마 닭과 함께 봄날(예수님의 부활)을 즐기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부활은 생각만 해도 기분 좋습니다. 그러면서 우리가 예수님의 부활을 왜 기뻐하는지 그 이유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제가 예수님의 부활을 기뻐하는 이유는 먼저,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부활하셨기 때문입니다. 이는 말씀의 승리이며, 이 승리는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것은 모두 이루어질 것이라는 징표입니다. 우리는 모두 예수님의 말씀을 따르며 걸었던 기대와 희망이 모두 이루어지리라 확신하고 있으며,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 가운데, 부활과 영원한 생명은 그 핵심입니다.

제가 예수님의 부활을 기뻐하는 두 번째 이유는, 예수님의 자비하심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배반하고 모욕하며 십자가에 못 박아 죽인 이들을 아주 없애버릴 수도 있으셨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있어서는 안 될 죽음의 사건’을 인류에게 더없이 귀한 구원의 사건(희생 제사)으로 바꿔 하느님께 봉헌하셨습니다. 정말 놀라운 자비이며 사랑이기에, 이를 생각만 해도 기쁩니다.

제가 예수님의 부활을 기뻐하는 세 번째 이유는, 예수님께서 당신의 상처와 죽음에 개의치 않으시고, 우리의 상처와 아픔에만 초점을 맞추신다는 사실입니다. 제자들에게 ‘너는 왜 나를 배반하였느냐? 왜 비겁했느냐? 왜 나를 죽이는데 동참하였느냐?’라고 묻지 않으시고, 오히려 “너희에게 평화가 있기를”이라고 인사하시는 모습에 저는 그분 앞에 무릎을 꿇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그동안의 나의 잘못에 대하여 단죄하러 오시는 것이 아니라, 평화를 주고 살리러 오셨음을 고백하며, 제 영혼 깊은 곳에서 기쁨과 감사의 마음이 솟아 나옴을 느낍니다.

제가 예수님의 부활을 기뻐하는 네 번째 이유는, 예수님께서 무덤에 묻혀 사흘 동안 저승에 가신 이유를 알기 때문입니다. 죽어 있는 인간들, 특히 하느님께 부활의 희망과 믿음을 두었던 이들(아담, 아브라함, 이사악, 야고보 등)을 찾아가시어, 그들에게 위로와 생명을 불어넣으시고, 그들을 다시 살려 하느님 아버지께 데려가시기 위해 죽음의 세계에까지 내려가신 것을 묵상하는 순간, 숨이 멈출 것만 같았습니다. 그 기쁨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이 컸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제가 죽은 후에도 저를 찾아오시어 위로와 생명을 불어넣으시어 생명의 나라로 데리고 갈 것을 생각하니, 기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제가 예수님의 부활을 기뻐하는 다섯 번째 이유는, 예수님의 부활을 믿으면 우리도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기쁨 때문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우리는 이미 죽었던 이들을 모두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보고 싶었던 성인들과 나의 수호천사, 모든 것을 내어주며 지극 정성으로 나를 사랑해 주었던 이들, 은인과 친구들을 다시 살아 만날 수 있으니 얼마나 큰 기쁨입니까? 벌써 가슴이 울렁거립니다. 무엇보다 그 어떤 상황에서도 나를 내치지 않고 사랑하신 주님, 사제로서 미사성제를 드릴 때마다 당신의 살과 피로서 힘과 용기와 사랑을 주셨던 예수님을 꼭 만나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저의 어머니도 아주 기뻐하실 것입니다. 17년 전 오늘(부활 대축일) 돌아가신 아버지를 참으로 많이 그리워하시는데, 다시 만나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이유로, 저희 어머니는 요즘 아버지를 다시 살아 만나리라는 희망으로 아버지에 대한 신뢰와 사랑을 더하고 계십니다. 어머니의 모습에 고맙기도 하고, 감동하기도 합니다.

어머니를 보며, 누군가를 다시 살아 만나기 위한 방법을 배웁니다. 내가 정말 아름답고 거룩하며 신실하게 살다가 죽으면, 많은 사람은 내가 다시 살아날 것을 손꼽아 기다릴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내가 다시 살아나는 것을 바라기는커녕 기억하고 싶지도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예수님의 부활을 묵상하며, 참으로 많은 것을 배우고 깨닫게 됩니다. 전에는 부활 신앙이 이렇게 기쁨을 주는지 몰랐습니다. 이제는 부족하지만, 이 기쁨을 많은 사람과 나누고 싶습니다. 우리 예수님의 부활 소식을 전하기 위해 함께 떠날까요?


최인각 신부 (수원가톨릭대학교 학생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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