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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만 내쉬어도 병을 알 수 있다

醫學 자료/분자생물학

by 巡禮者 2015. 10. 11.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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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다룬 SF 영화, 또는 만화에서나 등장할 법한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최근 사람의 날숨만으로도 질병을 진단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고 합니다. 



카이스트 김일두 교수



카이스트 신소재 공학부 김일두 교수 연구팀이 인간이 숨을 내쉬면서 배출하는 아세톤 가스를 분석해 당뇨 질환의 유무를 진단하는 ‘날숨진단센서’를 개발했다고 하는데요, 날숨진단센서의 탄생 배경과 원리를 살펴보겠습니다.


“암 4기 판정을 받은 아버지께서 3년간 항암치료를 받던 중 입에서 독특한 냄새가 났어요. 그것에 궁금증이 생겨 날숨 속에 포함된 가스를 공부하기 시작했죠. 그 결과 질병과 사람의 숨 속에 포함된 가스와 상관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그리고 언젠가 반드시 날숨진단센서를 개발해 중대 질병을 조기에 검출할 수 있는 기계를 만들어보겠다고 다짐했지요.”

김 교수는 우리가 내쉬는 숨에 200종 이상의 휘발성 유기화합물 가스들이 포함되어 있다고 말합니다. 예를 들자면 아세톤, 톨루엔, 일산화질소, 암모니아 가스 같은 것들이지요. 이러한 가스들은 당뇨병, 폐암, 천식, 신장병의 생체표지인자로도 알려져 있는데, 독특한 냄새를 일으키는 것이 특징입니다. 김일두 교수는 인간이 호흡하면서 배출하는 이런 가스들 중에서 아세톤 가스를 분석해 당뇨병 발병 여부를 파악하는 연구를 했습니다. 



△ 날숨 가스들을 분석하는 질병진단 분석기의 소형화 및 실시간 분석 (사진: 카이스트 제공)

일반적으로 정상인의 날숨 속에는 아세톤 가스가 900ppb(parts per billion), 당뇨병 환자는 1,800ppb 포함되어 있고, 사람들은 숨을 쉴 때마다 이를 내뿜습니다. 이런 날숨 속에 포함된 아세톤 가스의 농도 차이를 보다 정밀하게 분석하면 당뇨병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고, 발병 후에도 쉽게 관리할 수 있다는 것이 김일두 교수의 설명입니다.

이런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얇은 껍질이 겹겹이 둘러싸인 다공성 산화주석(SnO2) 센서소재에 백금 나노 입자 촉매가 고르게 도포된 1차원 나노섬유를 대량 제조하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그리고 해당 소재의 표면에 아세톤 가스가 흡착될 때 전기저항 값이 변화하도록 120ppb급 아세톤 농도 검출 센서를 부착해 날숨진단센서를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나노섬유에 백금 촉매를 입혀 개발된 센서는 1,000ppb급 아세톤 농도에서 소재의 저항 값이 6배나 증가할 정도로 잘 작동해 당뇨병을 충분히 진단할 수 있음을 입증했습니다.


△ 주석산화물 나노섬유를 이용한 당뇨진단 센서 이미지 (사진: 카이스트 제공)




날숨진단센서는 전기방사기술로 제조되어 나노섬유형상을 쉽고 빠르게, 그리고 대량생산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전기방사기술은 전기적으로 전하를 띤 고분자용액과 용융물을 제트(jet)분사방식으로 뿌려 나노섬유를 제조하는 공정을 말합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날숨진단센서는 음주 측정기로 음주 측정을 하는 것처럼 몇 초 동안 ‘후~’하고 불기만 하면 질병의 유무 여부를 간단하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전의 당뇨병 질환의 진단은 혈액 속 혈당 수치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이뤄졌습니다. 이런 방식은 사람의 혈관을 바늘로 찔러야 하기 때문에 통증을 수반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다른 질병에 감염될 위험도 있습니다. 김 교수의 센서측정방식은 통증과 감염 우려가 없고, 수백 번 이상 반복 사용이 가능하며, 언제 어디서든 쉽게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김일두 교수의 날숨진단센서 개발 연구는 신소재 응용분야에서 획기적인 기술로 인정받아 2013년 5월 20일에 발행된 세계적인 학술지 ‘어드밴스트 펑셔널 머티리얼스(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의 표지 논문으로 게재되었습니다. 이 학술지에 따르면 앞으로 날숨진단센서의 활용 방안은 무궁무진합니다. 



△ 나노섬유 센서들이 어레이로 구성된 당뇨진단 센서 이미지 (사진: 카이스트 제공)



이 학술지는 특히 많은 종류의 날숨 가스를 동시에 진단할 수 있는 ‘센서 어레이(array)’가 개발되기만 한다면, 당뇨병뿐 아니라 천식, 폐암 등의 다양한 질환들을 조기에 검출하고 관리하는 일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공상과학 영화나 만화에서 볼 법한 일이 현실화되는 것입니다.

집에서 스스로 질병을 진단하고 관리하는 것은 그리 먼 미래의 일이 아닙니다. 김 교수의 날숨진단센서와 같은 나노바이오센서가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으며 현재 활발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 경제적인 효과는 물론, 사회적으로도 큰 파급효과를 가져올 획기적 신기술들이 계속해서 나타날 것으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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