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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정주의 다문화정책, 부정적 인식 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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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巡禮者 2012. 4. 7.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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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정주의 다문화정책, 부정적 인식 조장

복지정책 수혜자ㆍ수동적 존재로 여겨…

구성원으로 받아들이고 자립 도와야


 
▲ 연수에 참가한 한 사제가 신임 국내이주사목위원장 옥현진 주교에게 질문하고 있다.
 
 
 이주민들에 대한 정부의 온정주의적 다문화정책이 이주민들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조장할 우려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3월 19~21일 대전교구 정하상교육회관에서 열린 국내이주사목 전국실무자 연수에서 이관홍 신부는 "온정주의적 다문화정책이 문화적 갈등과 내국인의 피해의식을 부추기고 있는 실정"이라며 "한국사회는 이주민들을 복지정책의 수혜자 혹은 자립성이 부족한 수동적 존재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필리핀에서 3년간 이주신학을 공부하고 돌아온 이 신부는 대구대교구 죽도본당 보좌로 사목하면서 포항 다문화가정가톨릭지원센터 관장을 겸임하고 있다.

 '결혼이주여성 중심의 다문화정책의 문제점과 가톨릭교회 이주사목 방향'을 주제로 강의한 이 신부는 "정부의 다문화정책 대상이 결혼이주여성과 그들 자녀에 집중돼 있어 외국인노동자, 화교, 결혼이주남성, 새터민 등은 소수계층으로 전락하고 있다"며 "다문화정책 핵심에는 차별적 편입과 배제라는 논리가 깔려있다"고 말했다.

 이 신부는 이어 "본당들도 이주민들을 온정주의적 시각으로 바라보며 무언가를 베풀려고만 한다"며 "이런 생각으로 인해 '주인'과 '손님'의 구분이 확연해져 이주민들은 본당에서 소외계층으로 전락한다"고 말했다.

 이 신부는 "각 본당에 이주민을 환대하고 그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다문화 공간이 절실히 필요하다"며 "다문화 공간은 사목자와 신자들이 이주민을 본당의 어엿한 구성원으로 받아들이고 서로 환대하는 공간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수 마지막 날에는 3월 중순 열린 주교회의 춘계 정기총회에서 국내이주사목위원장으로 임명된 옥현진(광주대교구 보좌) 주교와 참가자들이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마련됐다.

 옥 주교는 "친하게 지내는 한 신부가 '주교가 가난한 이들을 먼저 찾지 않으면 가난한 이들은 주교에게 다가 올 수 없다'는 말을 해 준 적이 있다"면서 "그 말을 잊지 않고 이주사목 현장을 틈나는 대로 찾아가 이주민들에게 먼저 다가가겠다"고 말했다.

 옥 주교는 이어 "이주사목 담당자는 단지 이주민들을 돌보는 역할에 그쳐서는 안 된다"면서 "이주사목의 궁극적 목표는 도움을 받은 이주민들이 자립해서 다른 이주민들을 돕는 사람으로 성장하도록 이끄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이주사목위원회 총무 허윤진(서울대교구 이주사목담당) 신부는 "몇 년 전만 해도 이주사목은 큰 도시 중심으로 이뤄졌는데 이제는 담당자들이 전국 구석구석에서 활동하고 있다"면서 "가난한 이들이 찾아오길 기다리지 말고, 그들을 먼저 찾아가는 사목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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