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2012년 이후 약 3년 만에 처음으로 가톨릭 주교에 대한 서품을 단행했다.
AP통신과 중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중국 천주교 허난(河南)성 안양(安陽)교구는 지난 4일 주교 서품식을 열어 장인린(張銀林·44) 신부를 이 교구의 보좌주교로 임명했다.
서품식에는 신부 75명과 수녀 120여명, 신자 1천500여명이 참석했고 중앙통일전선공작부, 국가종교국, 허난성 통일전선 및 종교 담당 책임자들도 참석했다.
장 신임 보좌주교는 "주교로서의 직무를 다하겠다"고 다짐하면서 헌법 준수, 통일 및 사회 안정·단결, 전면적인 '샤오캉'(小康: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리는 상태) 사회 건설 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AP통신은 가톨릭 뉴스 매체인 유씨에이(Uca)뉴스 등을 인용, 이번 주교 서품은 바티칸의 승인 하에 이뤄진 것이라고 보도했다.
구체적으로는 주교 임명권을 주장하는 중국 당국이 후보자를 지명하면 바티칸이 이를 조용하게 승인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고 통신은 전했다.
중국의 주교 서품은 2012년 이후 3년 만으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집권하고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출된 이후 처음 이뤄진 것이기도 하다.
지난 2012년에는 당국의 통제를 받는 중국 천주교애국회(天主敎愛國會)가 독자적으로 마다친(馬達欽) 상하이교구 보좌 주교를 해임하고 바티칸은 중국이 독자적으로 하얼빈(哈爾濱) 주교로 지명한 웨푸성(岳福生) 신부를 파문하는 등 갈등이 고조됐다.
바티칸과 중국 가톨릭계와의 공식 관계는 바티칸이 1951년 대만 정부를 인정한 이후 단절된 상태다. 이후 중국 정부는 자국 내 가톨릭 신도를 관리하기 위해 1957년 관제단체인 천주교애국회를 만들었다.
양측 관계는 시진핑 주석과 프란치스코 교황 체제 들어 두 지도자가 편지를 주고받은 사실이 공개되고 양측이 모두 관계개선 의지를 피력하는 등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홍콩 문회보(文匯報)는 지난해 말 중국과 바티칸이 관계 개선의 걸림돌이던 주교 임명권을 둘러싼 협의에서 기본적인 합의에 도달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구체적으로는 중국의 각 교구에서 1~2명의 주교를 선출해 바티칸 측에 외교채널로 통보한 뒤 양측 모두 이견이 없으면 서품식을 진행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이런 보도로 볼 때 3년 만에 이뤄진 이번 주교 서품도 이 같은 방식이 활용된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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