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茶)의 구분과 효능
‘일상다반사’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는 ‘차나 밥을 먹는 것처럼 흔한 일’을 가리키는데요, 차를 마시는 것이 하루 세끼 챙겨먹는 식사만큼이나 당연하고 흔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차나무의 잎을 따서 만드는 마실 거리인 차(茶)는 커피, 코코아와 더불어 인류가 즐기는 3대 음료중의 하나입니다. 특히 동양문화를 이해하기 위해서 반드시 차 문화를 이해해야한다는 말이 있을 만큼, 동양에서는 차의 향과 색, 맛을 섬세하게 만들어 얻고 음미하는 과정을 통해 고도의 정신수양과 인간교류, 예를 갖춘 의식의 한 방법으로 예부터 차 문화가 이어져왔습니다. 서양은 신항로 개척 이후 16세기에 이르러서야 동양의 차를 접했는데, 차에 반한 서양인들의 애착은 중국 아편전쟁의 발단에까지 영향을 미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음료로서, 문화로서 인류가 즐겨오던 차는 건강에도 여러 가지 이로운 작용을 하는 것이 밝혀져 이에 대한 연구가 활발했는데요, 잎의 채취 시기나 가공방법에 따라 각기 다른 성분을 갖기 때문에 일본은 국가사업 일환으로 기능성 식품 연구를 지원하기도 하며 중국은 생리활성기능을 가진 다양한 차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 차의 유래와 기원
동양의 차는 상고시대 원시적 농병축목시대인 BC. 2700년경 신농씨(神農氏) 때까지 거슬러 올라가 기원되었다고 추측되며 문헌상으로도 기원전 수백 년 전으로 올라갑니다.
춘추전국시대 약학서인 '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에 보면 신농이 '백가지 풀의 맛을 보고 하루에 72가지의 독을 먹었지만 차로 해독했다'라는 기록이 있으며, 당나라 육우(727~803)가 쓴 다경에는 ‘식경에 차를 오래먹으면 사람으로 하여금 힘이 있게 하고 마음을 즐겁게 한다’, '차를 마시는 것은 신농씨로부터 비롯되었다고 주로공(周魯公)에게서 들었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또한, BC. 59년에 서한의 왕펴가 쓴 노비매매 문서에 '차를 끓이다'라는 기록이 있습니다.
>> 차의 종류와 그에 따른 음용
찻물의 종류와 우리는 방법, 찻잔의 재질까지도 차를 음미하는 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합니다. 이를테면 뜨거운 물로 차를 끓이면 떫은 맛 성분이 빨리 우러나 차의 맛이 떫고, 낮은 온도의 물로 천천히 우리면 감칠맛이 나는 차가 됩니다. 따라서 차의 종류에 따라 물 온도를 달리하여 맛있는 차가 되도록 조절할 수 있습니다. 차의 종류를 구분하고 그에 맞는 음미 방법에 대해 알아봅시다.
1. 차의 발효도에 따른 분류
(1) 불발효차 - 녹차, 용정, 말차 등
0~20% 발효된 차로 증기로 찌거나 뜨거운 열기를 가하여 산화 효소를 비활성화 시킨 다음 말린 차입니다.
차의 성분은 잎을 따는 계절에 따라 다소 변화가 있는데 첫물차는 아미노산이 많아 감칠맛이 강하고, 두물차나 세물차는 카테킨이 많기 때문에 떫은맛이 강합니다.
그 중 옥로는 봄철 싹이 돋아날 때, 햇볕을 가려 탄닌의 생성을 억제한 새싹을 따서 증기에 찐 다음 말린 것으로 단맛이 있습니다.
(2) 반발효차 - 우롱차, 백차, 자스민차 등
20~70% 발효된 차로 실내에서 시들기와 교반을 통해 일부 성분이 산화되어 향기가 납니다.
우롱차(오룡차)는 홍차와 녹차의 두 가지 성질을 모두 갖춘 특별한 풍미를 가지고 있고 녹갈색에서 홍색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탕색을 나타내며 그 맛의 변화도 다양합니다. 맛보다는 향을 중시하는 편인데 발효 정도가 가벼울수록 향기가 강하며 많이 발효할수록 쓰고 떫은맛이 적어집니다. 가열처리에 의해 향기가 잎 속에 배어 있기 때문에 물 온도를 높게 해야 하며 보온력이 강한 사기류 다관을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관을 따뜻하게 하여 탕의 온도가 떨어지지 않도록 주의하면 됩니다.
(3) 발효차 - 홍차
80% 이상 발효된 차로 잎을 따서 반쯤 햇볕에 말리면서 손으로 비비거나 짓찧어 두면 탄닌질이 산화가 촉진되어 붉은색을 띠게 됩니다. 산화된 잎을 뜨거운 바람으로 말립니다.
홍차는 밝고 투명한 적등색의 수색과 풍부한 향기, 약간의 떫은맛을 지녔습니다. 홍차는 중국에서 영국으로 옮기던 중 상해버린 차를 차마 버릴 수 없어 음용하면서 우연히 발견되었습니다. 골든룰은 홍차를 보다 맛있게 마시기 위해 지켜지는 규칙으로 가장 정통적인 영국식 홍차음용 방법입니다. 차의 양을 정확히 측정해야 하며 반드시 끓인 열탕을 사용하고 반드시 티포트로 잘 우려내야한다는 규칙입니다.
(4) 후발효차 - 황차, 보이차
보이차(청차)는 부드러운 음식 위주로 급히 먹는 것이 습관화된 현대인들에게 천연의 소화촉진효소인 침의 작용을 유도해줍니다.
차를 마실 때 입안에서 침샘을 자극하여 침을 생기게 하는 작용을 생진(生津)작용이라 하는데 보이차는 이를 촉진할 뿐만 아니라 오래된 보이차를 마실 경우 생진작용이 몇 십 분 동안 지속되기도 합니다.
숙성율이 낮은 보이차를 마실 경우 떫은맛(탄닌)이 너무 강하여 침이 생기지 않으며, 대략 30~40년 이상 50~60년 된 보이차는 탄닌이 거의 소실되어 입에서 음미할 때 독특한 질감을 준다고 합니다.
2. 찻잎을 따는 시기에 따른 분류
찻잎이 여리고 굳은 정도에 따른 분류라고 할 수 있습니다.
(1) 우전 : 4월20일 곡우를 전후하여 5일 이내에 채취한 차
(2) 세작 : 4월25일~5월5일 입하 사이에 채취한 차
(3) 중작 : 5월5일~5월 15~20일 사이에 채취한 차
(4) 대작 : 5월 15일 이후에 딴 차
3. 그 외 분류
만들어질 당시의 찻잎의 모양과 상태를 빗대 이름을 붙이기도 합니다.
작설차는 찻잎의 크기가 ‘참새의 혓바닥’만한 작은 찻잎 즉 어린잎으로 만들었다는 뜻이며 맥과차는 차의 순이 보리의 낱알을 닮았을 때 만들었다 해서 붙여진 명칭입니다. 설록차는 눈이 아직 덜 녹은 이른 봄에 일찍 만든 차라는 뜻입니다.
이밖에도 잎차나 떡차를 우리거나 끓인 맑은 탕은 다탕, 가루차에 뜨거운 물을 부어 휘저어 마시는 탁한 다유로 나누어 부르기도 합니다. 또 차 잎과 꽃을 섞어서 쌓아두어 꽃향기를 잎에 흡수시킨 다음 말린 화차로는 매화차, 계화차, 국화차, 연꽃차, 자스민차 등이 있습니다.
중국은 색상에 따라 차를 6가지로 분류하기도 합니다.
>> 차의 성분 및 효능
차는 고대부터 지금까지 의학, 약에 관계된 문헌에 많이 언급되어 있습니다. 본초강습유, 사모채방, 물리소지식, 진남문견록과 동의보감 등에서도 그 효능과 쓰임새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미국에서 40 년간 암을 연구해 온 미국 건강재단의 존 와이져버그 박사는 차를 마실 경우 육류나 생선에서 발견되는 발암물질에 의해서 암에 걸릴 위험이 크게 감소될 뿐더러 차를 매일 6잔씩 마시면 암을 예방할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또 일본에서는 하루에 10잔 이상의 녹차를 마실 경우 남자는 4.5세, 여자는 6.5세의 수명이 연장되는 것으로 밝혀져 녹차가 암발생 억제에 매우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있었습니다.
차의 효능으로는 암 발생 억제, 알레르기 예방, 식중독예방, 충치예방, 항당뇨 효과, 술과 담배의 해독, 노화억제 효과 등이 있습니다. 앞서 차의 성분으로 자주 언급된 탄닌은 폴리페놀이라고도 하는데 이 폴리페놀 안에 들어있는 카테킨의 Egcg성분은 노화와 암세포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체내 활성산소를 잡아줍니다.
차의 다양한 성분과 그에 따른 작용, 맛에 대해 자세히 알아봅시다.
1. 카페인- 쓴맛
- 각성작용: 커피의 카페인은 유리형으로 일시에 각성시키나 녹차는 결합형으로 40분정도 지나 서서히 각성작용을 나타내며 1시간 지속됩니다. 또한 수용성이기에 체내에 머무는 시간이 72시간인 커피에 비해 2~3시간으로 짧습니다. 카페인은 강심작용과 이뇨작용을 돕기도 합니다.
2. 탄닌- 떫은 맛
- 해독과 살균 : 독성분인 알카로이드와 결합해 체외로 배출시키며 균체에 침투해 단백질과 결합하여 응고시켜 균을 죽입니다.
- 지혈과 소염 : 수렴작용으로 상처를 빨리 아물게 하여 지혈을 돕고 (가루차를 뿌려줌) 진하게 우린차를 수건에 적셔 부은 곳에 습포하면 부기를 내려주는 작용을 합니다.
3. 엽록소
- 변비예방 및 간기능 증진작용, 피를 맑게 해주는 조혈작용을 합니다.
- 탈취기능 등 냄새를 없앤다.
4. 비타민- 신맛
- 비타민A.B1.B2,C,E : 비타민C는 레몬의 5배 이상이 들어 있어 괴혈병, 야맹증, 안구건조증에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5. 아미노산- 단맛, 사포닌- 거담, 소염, 항균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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