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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보감’, 이젠 세계기록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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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巡禮者 2010. 8. 19.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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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보감’, 이젠 세계기록유산!

지난 7월 31일, 우리나라 동의보감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Memory of the World)으로 등재됐다는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바로 전 날 열린 제9차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국제자문위원회(IAC, International Advisory Committee)의 권고에 따라 유네스코 사무국(사무총장 마쯔우라)이 최종 승인한 결과입니다.

 

이번 동의보감 등재로 우리나라는 총 7건의 세계기록유산을 보유한 국가가 됐습니다. 1997년 훈민정음과 조선왕조실록, 2001년 직지심체요절과 승정원일기, 2007년 해인사 고려대장경판 및 제경판, 조선왕조의궤가 그것입니다. 아시아에서는 첫 번째, 세계에서는 여섯 번째로 많은 세계기록유산을 보유한 국가라고 합니다. 

>> 동의보감은 무엇?

동의보감은 중세 동아시아 의학을 집대성한 의학서로서 국립중앙도서관(25권 25책/보물 제1085)과 한국학중앙연구원(25권 25책/보물 제1085-2)에서 소장하고 있는 동의보감 초판 완질본이 이번 세계기록유산에 등록된 것입니다.

■ 편찬과정

동의보감(東醫寶鑑),출처:e뮤지엄,상세보기동의보감은 선조 30년(1597) 임진왜란 때 선조의 명으로 편찬 작업을 시작했고, 임금의 병과 건강을 돌보는 어의였던 허준(1539∼1615)을 주축으로 해서 광해군 5년(1613년)에 완성했습니다.

 

처음 선조가 ‘조선 실정에 맞는 새 의서 편찬’을 명했을 때는 임진왜란으로 국토 대부분이 황폐화되고 병자는 쉽게 치료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더구나 의원들이 처방의 뜻을 제대로 해석하지 못해 약을 잘못 쓰는 경우가 허다했고, 우리나라에서 산출되는 수많은 향약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판별해 사용할 수 있는 의학지식이 부족해 그대로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었습니다.

 

                                허준(許浚),출처:한스타일,상세보기명을 받은 허준은

국내 의서인 ‘의방유취’, ‘향약집성방’, ‘의림촬요’를 비롯, 중국 의서 86종을 참고하며 편찬 작업에 매달립니다. 정유재란 당시 잠시 편찬 작업이 보류되기도 했고, 1608년 선조가 승하하자 어의로서 책임을 물어 의주로 유배되기도 했으나 바로 풀려나 광해군의 어의로 활동하면서 의서 편찬에 전념합니다. 1610년, 드디어 동의보감이 완성됐고, 1613년 내의원에서 동의보감 초간본이 간행됐습니다. 

 

집필자 허준은 어려서부터 매우 총명해 경전과 사서에 두루 밝았으나 서자 출신이란 사회적 신분의 제약으로 문관이나 무관이 아닌 의관을 선택했습니다. 그러나 의학에는 두루 정통해 동의보감 외에도 일반 민중을 위해 한글로 된 의서 ‘언해구급방’, ‘언해두창집요’, ‘언해태산집요’ 등을 저술했고, 임진왜란 후 전국적으로 전염병이 돌자 ‘벽역신방’, ‘신찬벽온방’ 등을 편찬하기도 했습니다. 
 


■ 역사적 가치

동의보감은 당시까지 여러 가지 갈래로 전개되고 있던 동아시아 의학을 체계적으로 집대성한 책입니다. 또 국가가 앞장 서 민중에게 의료를 공급한다는, 시대를 앞서가는 보건사적 이념을 구현했습니다.

 

실용성을 중요시하는 과학적 입장에서 당시까지의 최신 의학지식을 총망라하고 있으며 역대 고금의서 100여 종 이상의 의서들을 참고하고 그 요체를 정리해 현재까지도 의사들에게 매우 유용한 의학서입니다.
일반 백성들이 우리 약재인 향약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637개의 약물 이름을 한글로 표기했으며, 병이 생기기 전에 치료한다는 양생 개념을 적극 개진해 중세 동아시아 전통의학의 한 특징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의 역사적 가치는 동의보감이 중국의학에 대한 한국의학의 독립선언과 같다는 데 있습니다. 동의보감의 이름을 살펴보면 ‘동의(東醫)’는 중국의학에 존재하는 북의(北醫), 남의(南醫)와 대등한 의학으로서, 우리나라 독자적 전통을 강조한 우리나라 의학이란 뜻입니다. 감(鑑)은 거울을 의미하는 것으로 만물을 밝게 비춰 그 형체를 조금도 숨길 수 없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동의보감(東醫寶鑑)은 ‘동의학의 내용을 모두 담고 있는 보배로운 거울’이란 뜻입니다.

 

■ 구성과 내용

구성은 내경(內景)·외형(外形)·잡병(雜病)·탕액(湯液)·침구(鍼灸)편, 총 5편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각 편의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동의보감 내경(內景)편에 실린 신형장부도(身形藏府圖),출처:한국학중앙영연구원,상세보기내경(內景)편 : 인체 내부에 대해 다루고 있으며 동의보감의 세계관과 인체관을 보여줍니다. 사람의 몸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우주의 형성·운용과정과 연결해 설명하고 있으며, 건강하게 오래 살려면 자연의 질서를 거스르지 않고 순응해야 한다는 양생관을 담고 있습니다. 인체를 이루는 본질적 요소로 정(精), 기(氣), 신(神), 혈(血)을 꼽았고 이것이 원활히 순환할 때 건강하다고 설명합니다. 이밖에도 오장육부(五臟六腑)에 대한 설명과 인체 내부에서 발현된 것들이 종말처리 된 형태인 소변과 대변에 대한 설명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외형(外形)편 : 몸의 외관에서 관찰되는 부분을 머리에서 발끝까지 내려가면서 각 부분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이렇게 ‘외형’을 따로 묶어 인체 각 부분을 체계적으로 설명한 것은 그 이전 의서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방식이었다고 전합니다.

 

잡병(雜病)편 : 인체에 발생하는 질병들의 원인과 증상, 그에 대한 진단과 치료의 기본이 되는 원리, 방법을 설명합니다. 특히 특수한 상황에 생기는 질병과 특정 연령이나 성에 따른 질병 등 나름의 기준을 가지고 나눈 것이 특징입니다.

 

탕액(湯液)편 : 약재의 채취와 가공, 약물의 처방법, 복용법, 약리이론, 오장육부와 경락 각각에 상응하는 약물 등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침구(鍼灸)편 : 경락과 혈자리, 침 종류와 시술법, 뜸의 이론과 실행법, 침과 뜸의 효과를 높이기 위한 방법과 금기 등을 다룹니다. 다른 부분에 비해서 가장 필수적인 내용만 가려 간략하게 정리해 놓았습니다.   

 

동의보감은 현재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애용하고 있는 우리나라 전통의학 백과전서입니다. 그렇다면 유네스코는 어떤 판단 기준으로 우리 유산의 가치를 인정했을까요? 


>> 유네스코가 동의보감을 선택한 이유

동의보감,출처:한국학중앙영연구원,상세보기세계기록유산(Memory of the World)사업은 1992년 유네스코에서 세계적 가치가 있는 귀중한 기록유산을 손실하지 않고 효과적으로 보존하기 위해 창설한 사업입니다.


1995년 등록 선정 기준에 합의하고 등록제도 창설을 권고한 이후, 1997년부터 2년마다 세계기록유산 국제자문위원회(International Advisory Committee) 정기총회 심의를 거친 후 유네스코 사무총장의 최종 승인을 받아 등록을 결정합니다.

 

등재 기준은 △세계사와 세계문화에 중요한 영향을 준 자료 △역사적 중요시기를 이해하는데 중요하거나 그 시기를 특별한 방법으로 반영하는 자료 △세계사나 세계문화 발전에 기여한 지역, 인물, 주제에 대한 정보를 지닌 자료 △형태와 스타일에서 중요한 표본이 되거나 뛰어난 미적 양식을 보여주는 자료 등입니다. 또 △완성도나 완전성에 있어 탁월하거나 독특하고 희귀한 자료도 등재 기준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유네스코 위원들은 의학서적으로는 최초로 등재된 세계기록유산인 만큼 동의보감의 시대정신과 독창성, 세계사적 중요성 등을 높은 가치로 꼽았다고 전합니다. 특히 지금까지 훼손되지 않고 원본 그대로 보존된 것도 큰 점수를 받았습니다.


■ 동의보감의 매력

진정성(眞正性)
: 동의보감은 국가 기관의 주도로 작성한 의서입니다. 편찬을 위한 특별기구로 편서국(編書局)을 설치하고, 당대 최고 의사, 학자와 함께 허준이 만들었습니다. 이는 이미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조선왕조실록의 기록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간행 후에는 국가 해당 관청 및 전국의 사고(史庫)에 분산 보관돼 왔으며 조선왕조 이후에도 국가 시설에 수용 보관돼 왔습니다. 

동의보감 본문,출처:한국학중앙영연구원,상세보기세계적 중요성
: 중세 동아시아 의학을 집대성한 귀중한 자료입니다. ‘역대의방’에 기록한 86종의 인용도서를 포함해 총 120여 종의 도서를 정리해 인용했으며, 그 연구의 바탕이 됐던 당시 왕실 내장고의 500권의 의서를 감안하면 16세기까지 간행된 대부분의 의서를 총정리, 재정립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한 중세 아시아의 우주와 자연, 인간에 대한 이해를 살필 수 있는 주요 자료일 뿐 아니라 17세기 이후 인체와 질병을 둘러싼 생활과 문화, 사상을 이해할 수 있는 기초 자료입니다. 또 현재까지 가장 널리 사용된 의서로, 동아시아 전통의학의 보급과 발전에 크게 기여했으며, 17세기 초에 이미 백성의 보건의료 향상이 국가의 주요 책무 중 하나임을 반영한 자료입니다.

독창성
: 각 질병의 원인, 일반적 증상, 진단법, 침구법, 처방, 특이 증상 등에 대해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세부 내용에서는 각론을 제시함으로써 이해하기 쉽도록 하는 등 독자적인 분류방식을 채택했습니다. 이는 당시 동아시아지역에서 간행됐던 어떤 의서보다 체계적인 의서로 평가받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희귀성과 원형성
: 동의보감은 많은 판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원형이라 할 초간본은 매우 드뭅니다. 허준이 최초로 작성해 광해군에게 올린 동의보감은 전해지지 않지만 처음 허준이 기록했던 것과 동일하다고 보는 초간본은 내의원에서 최초 제작한 25권 25책 원형 그대로 현재 국립중앙도서관과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에 소장하고 있습니다.


■ 등재 효과와 대한민국의 위상

동의보감의 세계기록유산 등재로 우리 유산에 대한 자긍심이 높아졌다는 것 외에도 우리는 유네스코로부터 유산 보존관리에 필요한 보조금과 기술 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 세계기록유산이란 로고를 사용할 수 있고, 유네스코를 통한 지속적 홍보가 가능합니다. CD-ROM, 디지털 테이프, 오디오 CD와 같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보다 많은 대중에게 우리 유산을 제공할 수도 있습니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는 2009년 7월 31일 현재 83개국 193건이 등재돼 있습니다. 이번에 동의보감과 함께 등재된 유산은 ‘1215년 마그나카르타(영국)’, ‘안나 프랑크의 일기(네덜란드)’, ‘니벨룽겐의 노래(독일)’ 등 35건입니다.


국가별로 가장 많은 등재건수를 가진 나라는 독일로 11건이며 오스트리아(10건), 러시아와 폴란드(각 9건), 멕시코(8건), 대한민국과 프랑스(각 7건), 중국(5건) 순입니다. 우리나라는 아시아 최고, 세계 6위의 세계기록유산 보유국입니다.


>> 허준박물관 ( http://www.heojun.seoul.kr )

허준박물관,홈페이지 바로가기우리나라 최초의 한의학 전문박물관입니다.
허준 관련 자료와 동의보감 판본과 집필 및 제작 모형을 볼 수 있는 허준 기념실과, 동의보감에 나타난 약초·한약재 전시실, 의약기구전시실, 내의원과 한의원의 주요 구조와 생활상을 복원한 축소모형실 등이 있습니다.
또한, 약기로 직접 약초를 갈아보는 약초 체험관, 약봉지싸기, 자신의 체질을 알아볼 수 있는 다양한 체험코너를 갖추고 있습니다.

* 위치 : 서울시 강서구 가양2동 26-5번지
* 관람시간 : 평일 10:00~18:00 (매주 월요일,신정, 설날, 추석 휴관)
* 문의전화 : 02-3661-86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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