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 60년 사상 첫 여성함장 고유미 경정

 

해경 60년 사상 첫 여성함장 고유미 경정

 

 

해양경찰 창설 60년 만에 첫 여성 함장이 탄생했다.

동해해양경찰서 1513함장인 고유미(34) 경정이 그 주인공. 해경청 홍보2팀장으로 근무 중인 고 경정은 오는 27일부터 1513함의 함장을 맡게 됐다.

해양경찰관과 전경 등 50명이 근무하는 1513함은 해경 최대 경비함 삼봉호(5천t급)와 함께 교대로 독도 경비를 담당하는 1천500t급 경비함이다.

 

 

 

 

고 경정은 한국해양대학교를 졸업한 후 2002년 해양경찰관이 됐다. 부산시 영도구 언덕의 자그마한 집에서 창 밖으로 펼쳐진 바다를 바라보며 해경의 꿈을 키웠다고 한다.

고 경정은 2003년에는 여경으로는 최초로 경비함 근무를 시작한 인물이기도 하다. 금녀(禁女)의 공간이던 경비함에서 여경이 근무하게 되자 화장실과 샤워실을 갖춘 별도의 침실이 등장하는 등 경비함 구조에도 약간의 변화가 생겼다.

그러나 경비함 근무 초기만 해도 "여자가 무슨 배를 타나"라든지 "얼마나 버티겠냐"라는 등의 편견은 가시지 않았다.

경비함을 집어삼킬 듯한 거친 파도에 남몰래 토하기도 하고, 손가락이 잘려나간 선원을 구조해 이송할 땐 안타까움에 눈물을 삼키기도 했지만 그녀는 포기하지 않았다.

3개월간의 시범 선상근무를 마친 고 경정은 5년 뒤인 2008년에는 부산해경 1503함의 부함장직을 맡았다.

항해·갑판·병기·구난 업무 등 함정 운영 전반에 걸친 업무를 여성 특유의 섬세함으로 꼼꼼히 처리하며 동료들을 챙기자 무뚝뚝하고 거친 바다사나이들도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고 경정은 경사 특채로 해경이 된 지 11년 만에 경정으로 초고속 승진한 이력도 지니고 있다. 한국해양대학에 수석으로 입학한 그녀는 심사가 아닌 시험만으로 3계급을 승진한 실력파다.

여성 해양경찰관 중 가장 높은 계급을 보유한 고 경정에게는 해경 첫 여성 총경의 영예를 안는 것도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다.

고 경정은 "경비함은 수사·오염방제·수색구조 등의 업무를 모두 처리하기 때문에 '바다 위의 경찰서'라고 생각한다"며 "승조원들과 가족처럼 지내며 바다 안전망 확충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