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 속에서 자신의 참모습을 바라본다.
성찰과 묵상, 담화 등 예수회 피정형식에 따라 일상에서 하느님의 현존을 체험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짐으로써 신자들의 영성생활을 돕는 본당이 있다.
대구 계산본당(주임=박병원 신부)은 신자들에게 올바른 기도생활의 방법을 알려주고자 지난 5월부터 매월 첫째, 셋째 주 한티피정의 집에서 영신수련 피정을 실시해오고 있다.
이는 본당신자들 뿐 아니라 교구내 신자들의 신앙생활에 내실화가 필요하다는 박병원 주임신부의 생각에서 이뤄지게 된 것.
피정 지도는 예수회에서 본당사목 파견나온 장석홍 제3보좌신부가 맡고 있다.
장신부는 피정이란 자신의 생활을 돌아보고 정리하는 시간이라고 말하고 성찰과 묵상을 통해서 내면을 바라보면 모든 것 안에 계신 하느님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영신수련 피정 동안 묵상요점 강의와 개인면담을 제외한 나머지 시간동안 신자들은 자유롭게 피정에 임하되 단 침묵을 지켜야 한다.
신자들에게 익숙치 않은 피정형식이기에 장신부는 묵상요점 시간에 성서 부분 부분을 나눠 설명하며 신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이날 피정 첫째 날에는 악령들린 사람을 고치심(마르코 1, 21~28)을, 둘째날에는 제자들을 부르심(루가 5, 1~11)에 관한 복음이 묵상거리로 던져졌다.
이틀 동안 신자들은 각자 원하는 곳에서 성서말씀을 묵상하고 양심성찰을 통해 주님과의 관계를 재정리해보고, 진정한 자신의 존재의 모습을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갖는다.
기도에 들어가기 전 복음내용을 충분히 마음에 새겨야 합니다. 또 기도 중에 분심이 든다고 초초해할 필요도 없습니다. 하느님은 우리의 모든 것을 알고 계시며 약점까지도 사랑하시는 분이시기 때문이죠
장신부는 짧은 기간 동안 보통의 신자들이 예수회 피정형식을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하며, 단지 일상생활에서 영성기도를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자 하는 의도에서 이러한 피정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 피정에 처음으로 참석한 손순란(힐데가드.52)씨는 처음에는 무언가 느낄 수 없어 답답했지만 그 안에서 아주 짧은 시간 환희를 맛봤다며 바쁜 삶 속에서 자신을 돌아보는 좋은 시간을 가졌다고 말했다.
또 복현본당에서 온 박미혜(가타리나.40)씨는 세속적인 것 때문에 가려워져 계신 주님을 만났다며 아픈 상처를 치유해주시는 그분을 생각하며 진정 회개하고 참 기쁨을 얻었다고 말했다.
아직은 처음 시작단계이기에 본당공동체에 큰 변화가 드러나지는 않지만, 장신부에게 면담을 요청해오는 등 자신의 신앙생활을 되돌아보며 나아지고자 노력하는 모습들이 보여지고 있다고 한다.
현재 6월까지 영신수련 피정에는 120여명의 신자들이 참석했고, 이를 시작으로 앞으로 계산본당은 신자들의 영성생활을 위해 이 피정을 상설화해 정기적으로 실시할 계획을 갖고 있다.
박병원 주임신부는 점차 신자들의 호응도가 높아지고 있으며, 이를 통해 신자들의 영성생활에 도움이 되고 더나아가 본당활성화도 기했으면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