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555) 하느님 나라 향한 평화의 길 닦아야/배광하 신부

복음생각

by 巡禮者 2010. 7. 30. 17:51

본문

 

 

(555) 하느님 나라 향한 평화의 길 닦아야/배광하 신부

대림 제2주일 (마태 3, 1~12) : 세례자 요한의 설교
발행일 : 2007-12-09 [제2577호, 6면]

- 모든 길이 고르게 되는 날 -

우리는 꿈이 있습니다

흑인 인종 차별에 대해 끝까지 반대하며 투신하였던 미국의 ‘마틴 루터 킹(1929~1968)’ 목사는 1963년 8월 23일 미국 노예 해방 100주년을 기념하여 워싱턴에서 열린 평화 대행진 중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라는 명 연설을 합니다. 그것은 마치 오늘 제 1독서의 이사야 예언자의 장차 도래될 하느님 나라의 평화로움을 보는 듯 하며, 복음의 세례자 요한의 외침과 같은 느낌을 갖게 하여 줍니다.

킹 목사의 연설에는 다음과 같은 평화의 꿈을 담은 내용이 있습니다.

“저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조지아의 붉은 언덕 위에서 과거에 노예로 살았던 부모의 후손과 그 노예의 주인이 낳은 후손이 식탁에 함께 둘러앉아 형제애를 나누는 날이 언젠가 오리라는 꿈입니다. 흑인 소년, 소녀가 백인 소년, 소녀와 서로 손잡고 형제자매처럼 함께 걸어 다닐 수 있는 상황으로 언젠가 탈바꿈되리라는 꿈입니다.

지금 저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모든 계곡이 높이 솟아오르고, 모든 언덕과 산이 낮아지고, 울퉁불퉁한 땅이 평지로 변하고, 꼬부라진 길이 곧은길로 바뀌고, 하느님의 영광이 나타나 모든 생물이 그 광경을 함께 지켜보리라는 꿈입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의 희망입니다.”

꿈이라면, 진정 꿈이라면 이것이 꿈이요, 희망인 것입니다. 보다 넓은 마음을 가지고 모두와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것, 편협된 인식의 틀을 깨뜨리고 사랑을 만들어 가는 것, 이기심과 배타적인 삶을 살지 않고 평화를 만들어 가는 것, 이것이 모든 인류가 지향해야 할 꿈과 희망이어야 합니다.

그리하여 모든 증오와 미움, 전쟁의 살육과 인간 존엄의 차별이 없어지는 세상, 진정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세상이 오도록 모든 인류가 끊임없이 노력하여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믿는 이들이 이 평화의 행진에 앞장서야 하며, 그 길을 닦아야 하는 것입니다.

그 옛날 이사야 예언자는 장차 다가올 메시아의 평화로운 시대를 이렇게 예언하였습니다.

“늑대가 새끼 양과 함께 살고 표범이 새끼 염소와 함께 지내리라. 송아지가 새끼 사자와 더불어 살쪄 가고 어린아이가 그들을 몰고 다니리라. 암소와 곰이 나란히 풀을 뜯고 그 새끼들이 함께 지내리라. 사자가 소처럼 여물을 먹고 젖먹이가 독사 굴 위에서 장난하며 젖 떨어진 아이가 살무사 굴에 손을 디밀리라”(이사 11, 6~8).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

메시아이신 예수님 탄생 2000년, 지난 20세기 동안 모든 인류의 역사는 전쟁과 살인, 증오와 배척의 끔찍한 삶을 살았고, 인종 차별, 종교 차별 등, 인간 존엄을 해치는 악의 길을 걸어 왔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있었습니다. 오늘 세례자 요한의 뜨거운 회개로의 외침은, 그 모든 악의 단절을 의미합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만연되어 있는 모든 이기적인 삶에서, 평화를 깨뜨리는 거짓의 길에서, 자기 자신만을 위한 욕망의 길에서 돌아와 주님의 길을 닦으라는 촉구인 것입니다. 신앙을 가졌다고 자부하면서도 실천적 신앙의 삶과는 멀어진 우리 모두에게 세례자 요한은 이렇게 경고하는 것입니다.

“독사의 자식들아, 다가오는 진노를 피하라고 누가 너희에게 일러 주더냐?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어라”(마태 3, 7~8).

이 같은 호된 욕을 먹었던 이들은 분명 당대의 종교 지도자들이었습니다. 가증스러운 위선의 탈을 쓰고 있었던 그들에게 참 신앙의 길로의 회개를 촉구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 질책은 세례자 요한 때 보다 조금도 나을 것 없는 오늘날 모든 신앙인들에게 하는 회개의 질책이요, 경고인 것입니다.

대림 제 2주일을 맞은 교회는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다시 한 번 평화에 투신할 것을 가르칩니다. 그것은 서로가 서로를 인정하며 받아들이는 것, 모든 차별이 없어지고 진정한 평등의 삶을 위하여 자신을 내어놓고 낮추는 것, 미움과 증오와 살인을 멈추게 하는 것, 주님의 참다운 정의가 이 땅에 실현되도록 자신을 희생할 것을 촉구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진정한 그리스도인의 길이요, 그것이 오시는 주님을 기쁨으로 맞이할 수 있는 준비의 삶이며, 그것이 주님의 길을 고르게 닦는 대림의 신앙인 것입니다. 때문에 사도 성 바오로는 오늘 우리에게 이같이 가르칩니다.

“그리스도께서 여러분을 기꺼이 받아들이신 것처럼, 여러분도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 서로 기꺼이 받아들이십시오”(로마 15, 7).

이것이 진정한 회개인 것입니다. 내 자신이 지은 죄에 대한 소극적인 회개를 넘어, 진정한 평화를 일구지 못하고 이기적인 만족에 살았던 삶을 바꾸는 적극적인 회개를 요구하는 것입니다.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습니다.

 

관련글 더보기